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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한 오너십

제가 주인입니다만

제주 주말 부부 1년에 지금은 여행 겸 제주를 방문하는 입장에서 좋은 식당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 있다.

하나는 맛과 분위기, 또 하나는 서비스이다.


오늘은 일전에 방문했던 식당에 오마카세를 먹으려 했지만, 도무지 전화 연결이 안돼 다른 가게에 연락후 방문하게 됐다. 곧 점심시간이라 분주할 수 있는데도 가게 사장님은 친절히 메뉴를 안내해주셨다.(손님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때론 가게 주인의 친절한 전화 응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게에 도착하니 50대로 보이는 두 분의 여성 사장님들은 "친절하기로" 작정을 하신 것 같다. 인상 깊었던 것이 가게의 인테리어도 음식도, 마지막 플레이어리스트까지 모두 "결심한" 수준이었다는 점다.

그것은 객관적으로 최고 수준은 아닐지언정 그 분들에게는 최선의 수준이었던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연륜과 의지가 돋보이는 여사장님들의 사업 현장이 나에겐 꽤 도전이 됐다. 비단 장사뿐만 아니다. 대외적으로 높은 수준이 아니어도 각자가 경험하고 공부한대로 결심하고 뛰어든다면, 언젠가는 만족할만한 열매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식사 후 찾은 카멜리아힐의 주차장이 만원이었다. 동백꽃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사람들고 부대끼는 것이 주저돼 친구가 소개해준 미술관 규모의 카페를 차선책으로 택했다.

@서귀포 카페, 카페라기보다 미술관
요새는 제주도나 강원도나 꽤 큰 규모의 카페가 많아서 사실 큰 기대를 안했는데, 이 곳은 기대 이상의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남은 베이커리의 포장을 직원에게 부탁하면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하나 더 시키게 됐다. 아메리카노와 달달이 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런데 왠일인가. 나보다 열살은 어려보이는 직원은 조용히 속삭였다. " 이건 리필가로 주문받아드릴게요." 라고 했다. 먼저 시킨 커피는 아메리카노가 아닌 카푸치노라서 가게에서 그렇게 해줄 이유는 없었는데 놀랍다.

서울 근교의 카페에서도 만원 상당의 커피를 제주에서 절반 가격으로 할인서비스를 받다니! 사장도 아닌 어린 직원으로부터 받은 친절한 서비스는 왠일인지 나를 흥나게 했다. 그 친구는 어쩌면 아르바이트생일 수 있겠지만, 오너십을 가진 주인같은 직원처럼 일했던 것 같다.


작정한 오너십, 나의 직장에서도 가능할까

@ 마지막은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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