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
어둠 속에서
분홍 살빛이 스며드는 곳
무언가에 끌리듯 가슴이 두근거려
낯선 바람을 향해 팔을 내미니
벚꽃 가지가 내 손을 낚아 채었다
놓아 줘, 아파,
내 손을 잘못 잡았어
나는 봄도
나무도
꽃도 아니다
바람이 머무는 너라는 가지가
내 옷 속에 손을 넣고
저 깊이 울리는 심장 소리에
손 끝을 댄다
너를 향한 두근거림은
닿지 못한 시간과
오지 않을 시간 사이에 홀로 서 있다
벚꽃 가지는 수만 갈래로 흩어져
내 피가 흐르는 모든 곳에
손을 얹었다
너라는 꽃
어느새 봄비가 되어
내 생명 마디마디에 스며들고
나는 그만
너의 향에 취했다
영원히
봄꽃으로 존재하는 너
너와 나의 그 찰나
나를 휘감는 너라는 꽃잎
네가 내게 봄인지 비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너는 알고 있을까
아니,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끝내 말하지 않았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