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 비

by 맘디터

길 위

어둠 속에서

분홍 살빛이 스며드는 곳

무언가에 끌리듯 가슴이 두근거려

낯선 바람을 향해 팔을 내미니


벚꽃 가지가 내 손을 낚아 채었다


놓아 줘, 아파,

내 손을 잘못 잡았어

나는 봄도

나무도

꽃도 아니다


바람이 머무는 너라는 가지가

내 옷 속에 손을 넣고

저 깊이 울리는 심장 소리에

손 끝을 댄다


너를 향한 두근거림은

닿지 못한 시간과

오지 않을 시간 사이에 홀로 서 있다


벚꽃 가지는 수만 갈래로 흩어져

내 피가 흐르는 모든 곳에

손을 얹었다


너라는 꽃

어느새 봄비가 되어

내 생명 마디마디에 스며들고


나는 그만

너의 향에 취했다


영원히

봄꽃으로 존재하는 너

너와 나의 그 찰나

나를 휘감는 너라는 꽃잎


네가 내게 봄인지 비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너는 알고 있을까

아니,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끝내 말하지 않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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