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리트리버가 컴퓨터를 엄청 싫어하니까ㅎㅎㅎ
우리집 아기곰들은 제 노트북과 태블릿으로 만화를 보고 게임도 합니다. 집에 TV가 없기 때문에 하루 1시간씩 엄마 노트북을 사용하는 시간이 최고의 놀이순간입니다.
리트리버 오레오를 많이 사랑하는 둘째곰이 유일하게 리트리버에게 짜증을 내는 시간이 바로 이 시간입니다.
오레오가 컴퓨터를 많이 싫어해서 둘째곰이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방해하는 겁니다. 리트리버가 의자에 딱 붙어버리기 때문에 아이는 회전의자에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고, 그 때부터 리트리버의 특기인 세상 다 잃은 슬픈 표정을 발사하기 시작합니다.
리트리버의 성화에 못이긴 둘째 아이는 결국 30분도 채 안되어 컴퓨터를 끄고 내려와서 바둑을 합니다.
바둑과 루미큐브 그리고 고스톱을 좋아하는 리트리버는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움직임 하나 없이 게임을 관람합니다. 한 장면도 놓치지 않기 위해 바둑판이 제일 잘 보이는 자리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집 리트리버 오레오는 컴퓨터 화면을 거부하고, 바둑과 루미큐브 등 실물로 움직이는 게임에만 협조하는 거로 개취(개의 취향)를 확실하게 드러냅니다.
아이들도 화를 내다가 의자에서 내려와 리트리버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는 거로 한 발짝 양보합니다.
서로를 위해 하나씩 양보하는 리트리버와 아이들은 오늘도 지구별의 한 켠에서 조용한 평화를 반짝반짝 빛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