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디터의 여행동화1 - 백약이오름

백약이오름을 같이 올라가 볼까

by 맘디터

제주도 동쪽에 위치한 백약이오름에 올라가볼까

오름에 올라갈 때는 네 가지가 필요해.

1. 운동화 / 2. 물 / 3. 모자 / 4. 모기기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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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도 신었고, 물도 챙겼는데, 사실 엄마는 모기기피제를 뿌리진 않았어. 물려도 안긁으면 된다고 생각하거든ㅎㅎ오름은 그늘이 없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모자가 필수야. 그런데 모자를 쓰면 풍경이 잘 안보이니까, 햇살이 약한 새벽이나 저녁 무렵에 방문하는 게 제일 좋아.

저 낮은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갈거야. 이제 출발~


KakaoTalk_20220815_220615389_01.jpg 백약이오름 전경

계단을 하염없이 올라가. 언제쯤 끝날지 생각하지 말고, 아무 생각 없이 오르는게 좋아. 지루하면 뒤를 돌아서 오름 아래의 전경을 바라보렴

KakaoTalk_20220815_220615389_02.jpg 토토로의 굴로 들어가는 길 같아
KakaoTalk_20220815_220615389_03.jpg 분명히 낮은 언덕이었는데, 계단을 오르다 보면 한라산을 오르는 것처럼 느껴져.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오르막길
KakaoTalk_20220815_220615389_07.jpg 지루할 때마다 뒤를 돌아보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보여서 위로가 되기도 해

계단을 하염없이 한 20분 정도 오르다보면 갑자기 이런게 나타나

KakaoTalk_20220815_220615389_11.jpg 짜잔~~~~ 분화구~~~ 수만 년 전에 불이 뿅뿅하고 튀어나왔을 분화구~~ 오름은 미니화산이야^^ 지금은 저렇게 풀로 뒤덮여서 엄청 시원하겠다, 그렇지?

오름 분화구를 한 바퀴 돌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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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오름 정상길이야. 동그란 길을 한 바퀴 돌다보면 이 세상에 나와 풀과 하늘만 남은 것처럼 느껴져. 화산한테 말을 걸 수도 있어. "등이 따갑다! 구름아! 햇살 좀 가려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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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걷다 보면, 내가 수행을 하는 느낌이야. 마음이 조용해지고 평온해지고 경건해 진단다. 자연도 나를 방해하지 않고, 나도 자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느낌? 그런 느낌이 막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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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 바퀴를 돌다 보면 이제 내려가야할 시간이야. 미니 분화구와 빠빠이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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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은 쉬워서 시간이 금방 흘러가. 작년에 우리집 6세 꼬마도 백약이오름을 왔는데, 내려가다 보니 5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꼬마가 앞장서서 올라오지 뭐야~ 엄마 아빠는 힘들게 뒤따라 오고ㅎㅎ


작년에 물 없이 백약이오름에 올라온 우리집 꼬마들은 울고 불고 난리가 났었지. 이 꼬마 화산은 얼마나 시끄럽고 또 웃겼을까ㅋㅋ그 꼬마들이 일년이 흐른 뒤에 다시 제주도에 왔는데, 이제는 어디를 이동할 때 항상 자기 물병을 스스로 챙기는 버릇이 생겼어. 이렇게 배우는 것도 꼭 나쁜 것 같지는 않아.

사실 엄마가 챙겨줘야 하는 건 자유롭지 못한 거야. 자유롭지 못한 건 매우 불편한 거란다.


백약이오름의 분화구에서 타올랐을 수천 년 전의 불꽃들을 상상해봐.

그리고 지금의 우거진 숲을 가만히 지켜보렴.

자연은 이렇게 변화하고, 머물고 또 변화한단다.


꼬마 화산, 백약이오름도 우리를 만나는 이 찰나의 순간이 행복하기를 바래.

서로 조용히 귀를 기울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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