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엄마와 불아기 3화 중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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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대학병원 유리창 사이로 서로를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엄마와 아이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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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톡! 작은 씨앗이 물엄마 안으로 갑자기 떨어졌어.
“아이고 놀래라! 어? 무슨 씨앗이지?”
물엄마는 땅으로 올라갈 수 없어서 씨앗 위에 진흙을 덮어주었지.
씨앗이 마르지 않도록 고운 진흙 이불을 계속 만들었어.
덮어주고, 쓰다듬고 안아주고 하염없이 지켜봤어.
봄이 되고 다른 꽃들은 활짝 피었는데
물엄마의 씨앗은 진흙 이불에서 줄기와 잎사귀만 삐쭉 나오더니
더 이상 꼼짝도 안 해.
(새) “이제 그만 하세요. 세찬 비가 내리는 여름이 오면 꽃은 필 수 없어요.”
(물엄마)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거야.”
물엄마는 폭신한 진흙으로 씨앗의 뿌리를 계속 덮어 주었어.
툭 툭 툭
여름을 알리는 비가 물엄마의 잠을 깨우네.
그런데 눈 앞에
작은 꽃아기가 피어났어.
물엄마는 꽃아기가 다치지 않게 안아 주었지.
“고생 많았어. 너무 기뻐.”
(꽃아기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제 꽃은 왜 이렇게 작아요?”
“꽃의 크기는 상관없단다. 너의 힘으로 피어났다는 게 중요해.”
꽃아기는 하루 이틀 지나 큰 비를 맞을수록
하얗게 빛나는 토실토실 연꽃으로 변했어.
신기하게도 땅이 아닌 물엄마 품에서 고옵게 피어났어.
“씨앗 속에 있을 때 껍질이 너무 딱딱해서 울고 싶었지만
누군가 저를 지켜주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차가운 물, 검은 진흙 위에서
꽃을 피워줘서 너무 고맙다, 우리 꽃아기야"
물엄마는 꽃아기가 다시 진흙 속의 씨앗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큰 별을 보며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단다.
이제 세 번째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
뜨거운 불에서 태어난 불아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