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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디터 Jun 02. 2023

푸켓여행 2일차

푸켓 야시장에서 사격게임 왕이 되었다ㅋㅋ

푸켓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아침입니다.

아이들은 한국시계에 맞춰서 일어납니다. 평소에 엄마가 한번도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서 등교준비를 하는 아이들이 하물며 들떠있는 여행지에서 느긋하게 잘 리가 없습니다. 우리의 일과는 6시 30분에 시작됩니다.

리조트 수영장에서 오전시간을 보내는데, 아이들은 드넓은 카홍비치나 아담한 수영장이나 똑같이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놉니다. 모든 장소가 자신들의 즐거움을 펼치는 무대이며,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기 배역을 맡은 연극배우들처럼 즐거워합니다.

리조트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카오랑 전망대-올드타운 거리-야시장-시암니라밋 스케쥴을 위해 이동합니다.

카오랑 전망대 저 너머에 보이는 산호바다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1년에 1센티 자라는 것도 어려운 산호는 사람들이 바르는 썬크림 성분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국가들은 특정성분이 들어간 썬크림을 금지한다고 하는데, 제가 아무렇지 않게 바르는 썬크림이 수천년간 어렵고 힘들게 성장하는 바다산호에게 독이 된다는 사실에 많이 미안했습니다. 바다의 오염은 대기의 오염이 되고, 대기의 오염은 대지의 오염으로 이어집니다.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이름없는 작은 내가 실천할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야만 합니다.

카오랑전망대에는 원숭이가 많은데 아이들은 야생원숭이 앞에서 긴장하고 경직되면서 새삼 겸손해집니다ㅎㅎㅎ

책을 많이 읽어서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은 둘째 곰만 의연한 편입니다.

올드타운 거리를 구경하고, 야시장도 가고, 시암니라밋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 저녁식사 후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올드타운 거리는 우리나라 인사동 거리와 유사합니다. 아이들에게 기념품을 하나씩 사주고, 저는 머리에 꽂는 장식물을 구입했는데, 사소한 일로 엄마에게 화가 잔뜩 난 둘째의 예쁜 머리에 엄마의 마음을 담아 꽂아주었습니다. 저 비녀로 우리모녀는 화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ㅎㅎㅎ


시암니라밋 공연장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공연 전까지 시간이 남아서 타이빌리지 라는 인공유원지에서 물풍선쏘기, 사격놀이 등을 합니다. 어른인 제 눈에는 절대 아이들 힘으로 이길 수 없는 놀이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이 상품을 타는 상상을 이미 하고 있기 때문에 돈을 걸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첫째곰이 사격에서 컵을 세 개 맞추고 엄청 큰 개구리 인형을 상품으로 받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머리에 큰 꽃을 달고 무언가를 유혹하는 눈빛을 가진. 딱 제 스타일의 개구리 인형인데, 저는 너무 기쁜 나머지 어디를 가도 그 개구리 인형이 우리를 잘 따라오는지 계속 확인 또 확인하였습니다~


시암니라밋 본 공연전에 야외 미니공연이 펼쳐지고, 우리의 피로가 시작됩니다. 시암니라밋 본 공연은 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데, 무대예술의 스케일과 시각효과는 거대하지만, 결국 저와 아이들은 기억이 단절되고, 눈을 떠보니 공연이 끝나있는 타임슬립을 경험하고야 말았습니다.


오늘 태국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그들의 속도가 우리와 달라서 많이 느리다는 점, "우리는 행복해요, 만족해요"라고 자신감있게 표현하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국가와 문명에 대한 큰 자부심입니다.


시암니라밋 레스토랑은 태국식, 중국식 메뉴로 나누어져 있는데 자국의 음식 코너는 아름다운 조명과 식재료 장식,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의 정성스런 서빙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국식 음식 코너는 말 그대로 인스턴트 음식처럼 그냥 평범하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극장의 소유주가 태국인이 아닐수도 있지만, 저는 이동하는 곳마다 그들에게서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깊은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인 제 눈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화려한 의상과 춤, 맛있는 똠양꿍, 팟타이 보다도 태국인들이 갖고 있는 국가와 문명에 대한 주인의식, 자부심, 당당함입니다.


시암니라밋 공연은 태국의 역사를 거대한 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자막의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시암(태국의 옛 이름), 우리는 다양한 문명과 민족의 조화를 이루어 내었다"


저도 따라서 마음속으로 외쳐봅니다.

"우리 또한 무엇에도 지지 않는 정신과 관용으로 모든 문화의 조화를 이루어 내었다"


태국 푸켓 2일차 여행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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