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목민의 시대라는데, 필자는 성취감 유목민이다. 성취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목적한 바를 이루어서 느끼는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느낌”이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타인의 비전을 위해서 일하는 직장인이기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느낌을 느낄 때가 많지 않다. 가끔 있는 임원보고가 무사히 끝났을 때의 감정은 성취라기보다는 안도감에 가깝다. ‘휴…. 오늘도 무사히 넘어갔다!’ 특히나, 미래를 연구하는 업무 특성상, 눈에 보이는 실체 있는 결과물이 나오는 않는다. 직장인으로서는 성취감이 충족되지 않는 일상이다.
그래서 성취감을 스스로 느끼고자 작고 소소한 이벤트를 많이 찾아다닌다.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도 성공한 타이탄들을 살펴본 결과, ‘내가 직접 통제 가능한 일’을 정하여 실천하고 성공했다는 긍정의 기운으로 자신감을 키우고 있었다.
계획은 작을수록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도전이면 충분하다. 가령, 월이나 년 단위로 책을 읽겠다는 계획보다 매일 5페이지씩 읽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것은 대체로 완결 가능한 일들이다. 시간이 없으면 화장실에서, 혹은 점심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해낼 수 있다. 실패하기 어려운 일들을 정하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나 또한, 퇴근 전후로 이런 작은 목표들을 배치했다. 출근하자마자 한두 페이지 정도의 필사를 한다. 책은 자기 전에 25페이지 정도 읽는다. 큰 성취는 아니지만,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성취감으로 장식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조금 자신감이 붙으니, 일주일에 두 번은 요가 하기를 배치했다.
나에게 소소한 성취를 더 해줄 것만 한 것이 더 없는지 열심히 눈을 굴린다. 때로는 지인들의 인스타그램에서, 때로는 사람들의 대화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을 열심히 스크랩해놓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들에 조금씩 발을 담그는 것이다. 그야말로 성취감을 찾아 헤매는 유목민이다. 이런 유목민 생활은 꽤 재미있고 나와 맞는다. 당신은 무엇을 찾아다니는 유목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