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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서 행복한 모습에

월급을 포기할 수 없고, 직장을 관둘 수 없다.

by So Harmony 소마필라

타닥 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 너머로 한 숨을 연신 내뱉는 순간 회사에 있는 나

타닥 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 너머로 미소가 연신 뿜어 나오는 순간 휴가를 위해 숙소 찾는 나


같은 행동이지만 너무나 차이가 나는 나의 모습을 뒤로하며

캐리어에 짐들을 쌓아 넣는다.

1박 2일의 짧은 휴일이지만

캐리어에 짐 넣는 순간은

한 달의 휴가를 받은 기분 처럼 들뜬다.


여행을 가기 위해 계획하는 그 과정도 신나고

가는 길 내내 음악을 들으며

바람을 가로 지르는 것도 신난다.


비록 소형차의 좁은 공간과

불편한 좌석 시트에 몸이 고단할 때도 많지만,

그 과정의 설레임과 떨림은 다 그렇지 않을까?


잠시 들리는 휴게소의 소떡을 먹는 즐거움과

뜨겁게 구워낸 호도과자를 먹으면서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모금 들이키면

이런 여유가 어디있을까 싶다.


그리고 여행지 근처 맛집을 찍어 둔 곳을 가서

맛있는 음식 한 끼를 먹노라면,

잘 못 찾아서 맛없는 음식을 먹더라도..

세상을 다 가진 자의 행복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월급이 필요하고,

그래서 또 억지로 직장으로 향하는 것일까?

이번에 그 월급을 과감하게 써버렸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

홍천으로 향하였고, 풀빌라를 예약 했다.

너무 스트레스가 넘쳐나

조용한 한적한 홍천 여행을 계획 했었다.

요즘은 풀빌라 독채빌라로 여행을 많이 간다고 하더라..

둘 만의 공간으로 수영장, 스파, 게다가 야외 바베큐까지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통창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수영장은 길이가 짧아 넘치는 수영 본능을 채울 수 없었고,

그렇다고 짧은 길을 유유히 다니며

인증샷을 남기는 스타일도 아니여서,

대충 수영을 하고 나와서 바로 고기 구워먹는 나.. ㅋㅋ

역쉬, 우리는 중년 부부 답게 와인 따고, 바로 고기 굽굽 했다.

봄과 가을, 그리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 오면 멋지겠다.

나름 우리가 간 날도 겨울이지만 봄에 성큼 다가갈 듯 한 날씨 였다.

탁 트인 강 뷰를 바라보고 있으니 너무 마음이 뻥 뚫렸다.

아.. 이런 곳에 집 짓고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 생각은 잠시 4시간 뒤에 바뀌었다.

밤이 되니 깜깜해서 야경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두움에 살짝 무섭기도 했다.

그냥 즐기러 오는 즐거움이 낫겠구나 생각을 고쳐 먹고

침대에 누웠다.

다음날 들어오는 햇살과 자연 풍광에 또 한 번의 힐링

그리고 다시 뜨거운 스파에 몸은 누이고, 산들거리는 바람을 느껴준다.



아.. 또 이렇게 멋진 시간들이 지나갔구나.

휴일의 시간은 회사의 시간보다 몇 배는 빠르구나.


꼭 휴일 마지막날이 제일 괴롭다.

오늘이 나에게는 출근 전 날이다.

갑자기 밀려드는 두려움..

내일 출근하면 쌓여 있을 일거리..

그리고 무엇인가 쏟아져 나올 숙제들..

게다가 비효율적인 미팅 등등


그래도 또 참을 수 있는 하나의 이유는

다음주 또 다가오는 휴일과 계획이 아닐까?

거창한 휴일 계획은 아니지만

나의 껌딱지와 잠시 어딜 가든 여유를 즐기든

그냥 멍 때리고 집에 있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휴일의 시간.


그래서 그 시간에 알차게 돈 쓰기 위해

오늘 난 또 출근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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