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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entcOllectOr Oct 13. 2015

#11 조작된 기억도 당신의 기억입니까?

감성 심리치유 에세이

라쿠나사

하워드박사


이 두단어를 듣고 혹시 떠오르는 생각이있나요?

없다면 힌트를 하나 더 드릴께요


클레멘타인, 조엘

혹시라고 생각하신다면, 맞아요...^^


모두 영화 이터널선샤인에 나왔던 인물이거나 명칭입니다. 개봉한지 10년이나 된 영화속의 조연 ( 하워드박사) 의 이름과 그의 회사 라쿠나라는 이름을 난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영화를 보신분들은 아실것 같군요.

살면서 그런곳, 그런 박사님이 정말이지 꼭 필요하다 느꼈기 때문이었죠.


그에게서 당신의 기억이 사라집니다




주인공 클레멘타인과 조엘 모두 라쿠나사의 고객이었습니다 . 서로 미친듯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 괴로움에 라쿠나사에 간 클레멘타인은 그곳의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바로 기억삭제이죠.

조엘과 사랑했던 기억을 지운 그녀, 조엘도 마찬가지 그곳에서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지웁니다.

정말 힘들었던 기억은 차라리 잊고싶다 지워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해본 적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겁니다. 저도 그랬기에 이 영화속 그 부분이 더욱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면 현실에선 라쿠나라는 회사가 없으니 우리의 기억은 지워지지도 않았고 우리가 겪은 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걸까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라는 심리학자가 한 실험을 합니다. 피실험자들의 가족들로부터 피실험자들의

진짜 어릴 적 기억 3가지와 쇼핑몰에서 길을 잃은 가짜경험을 써놓은 소책자를 만들고 피실험자들에게 나누어주죠. 그것을 읽고 자신이 기억하는 내용을 자세히 적어오라라는 지시를 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그들은 가짜 기억과 진짜 기억을 구분했을까요?



피실험자들의 사분의 일정도가 가짜 기억을 진짜로 생각하고 생생히 묘사하기까지 합니다. 몇 살 때 길을 잃었으며 그 일이 있은 후 엄마가 한 말까지 만들어내며 자신의 진짜 기억으로 믿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기억을 조작한 겁니다. 그 후 이와 유사한 실험에서도 참가자들의 절반정도가 가짜 기억을 했습니다.


나도 이미 살면서 순간순간 이것이 진짜 내 기억인가 아니면 내가 들었던 이야기인가 혼동되는 일을 여러번 경험한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내가 이런일이 있었어"라고 다른이에게 말해놓고 나중에 보니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였다거나 그런것들요.

내가 나에게 속고 있다는 생각을 한 후 몇 년 전부터 한 가지 규칙을 가지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사건과 사실 위주로 기록할 것!이라는 규칙을요. 아마도 제 삶의 기록이 오리지널이라는 라벨을 달기를 바랬었던 것 같습니다.

감정이란 믿을게 못되고 조작의 가능성도 더 크며 되집어보면 민망하게 그지 없으니 내 삶의 기록은 팩트 위주로 하자고... 마치 영화 메멘토에서 단기 기억 상실증인 주인공이 단서를 잊지 않기 위해 몸에 문신으로 새기듯이요.


사랑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사랑이 아니었다며 평가 절하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랑은 너무 순수하고 애절하게 신화처럼 남기도 합니다.당신이 열렬히 사랑했던 상대는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 서로 이별의 이유를 무엇으로 기억하고 있을지요.... 어쩌면 당신과는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을 수도 단순히 다른 게 아니라 동의할 수 없는 기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의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는 로프터스 박사의 주장은 발표 이후 반박하는 주장이 거세었습니다. 단순한 오류나 왜곡이 있을 수는 있지만 조작은 아니며 그것은 인지부조화문제이지 조작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고 학계와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었었습니다.



당신도 조엘과 같은 결정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심리학계가 아닌 과학계에서 다시 한번 기억에 대한 논란을 일으킬 발표가 있었습니다.

2014년에 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에서 쥐실험을 통해 특정한 기억을 삭제하는 실험이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거기다 하버드대 연구팀에서도 제논가스를 이용해 기억삭제가 가능하다는 발표를 한것입니다.


영화에서처럼 일부의 기억을 인공적으로 삭제시킬 날이 얼마남지 않아보입니다. 바야흐로 이제 기억조작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건지도 모릅니다.


기억은 지나간 사건과 행위임과  동시에 한개인의 역사이며 인생의 발자국입니다. 민약 누군가가 자신의 기억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특정한 기억에 자부심을 갖는다면 그것은 자산이 될것입니다. 또한 지나간 아픈 실패나 이제 다시는 만나지 못할이에 대한 기억은 인생의 훈장이며 어떤이의 초상화가 되기도 할테지요.

또한 누군가에겐 주관적이고 오류나 왜곡의 가능성이 있는 기억은 어디까지가 참이고 어디서부터가 거짓인지 혼란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혹은 사라졌을지 또는 앞으로 삭제당할지 궁금하지않나요?

앞으로 기억의 범위와 저장방식이 달라지는 시대에서 당신은 당신의 진짜 기억을 어디까지라고 한정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것은,

이 모든 기억에 관한 논쟁과 실험과 연구들은 과연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대답은 솔직히 알수 없다가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남은 일생을 어느 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은체 살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볼께요. 영화의 첫부분은 기억을 삭제한 클레멘타인과 조엘이 기차안에서 만나는 장면입니다.

그 둘은 다시 서로에게 끌리고 빠져들게 됩니다. 또다시 사랑을 시작한 그들은 서로의 기억을 삭제했었던 옛연인이었던걸 알고 혼란에 빠집니다.

그 갈등과 혼란속에서 떠나려는 클레멘타인을 조엘이 붙잡습니다.


조엘 : 난 지금 당신의 안좋은 점이 하나도 안보여요

클레멘타인 : 하지만 곧 당신은 그렇게 될거예요

그럼 난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당신을 지겨워할거예요

조엘: 괜찮아요

클레멘타인 : 괜찮다구요?

조엘: 괜찮아요

클레멘타인 : 그럼 나도 괜찮아요



그들은 기억이 사라져도 다시 사랑하고 또다시 헤어질 연인이 될것을 두려워하면서도 괜찮다고 다시 그 길을 함께 가보고자 합니다.


기억은 사라져도 사랑은 남는다....고.


낭만적입니다.


그러나 정작 영화의 결말은 애매모호합니다.

누군가는  위 장면을 보고 해피엔딩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다른 장면을 보곤 그들은 결국 또다시 헤어지게 된다며 새드엔딩이라고 하더군요.

확실히 말해지지 않는 결말....


마치 우리의 미래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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