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순간을 유독 아름답다고 느낄까? 사라질 것을 아는 순간에 빛나는 것들에 더 눈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의 아름다움은 그 끝을 알기에 더욱 선명해지고, 불확실한 미래는 현재의 소중함을 더 짙게 만드는 것 같다.
위기의식은 어쩌면 우리의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고, 그렇기에 ‘살아 있음’을 더욱 극적으로 부각하는 감정인지도 모른다. 단지 공포나 불안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그것은 한 편으로, 지금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게 만드는 경계심이자 몰입의 계기라 생각한다.
전쟁 속 연인들의 시가 유독 아름다운 이유는 다음 날이 보장되지 않기에 그 하루의 사랑이 찬란했기 때문 같다. 마치 벚꽃이 아름다운 건 그것이 피는 계절이 짧기 때문이듯, 일상의 감정을 더욱 진지하고 또 진실하게 만든다. 그런 감정의 극단에서 인간은 가장 인간다워진다.
삶의 아름다움은 아이러니하게도 위기라는 프리즘을 통해 더욱 진하게 반사된다.
우리는 언젠가 사라진다. 사랑과 계절, 나 자신도 마찬가지로 영원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유한함이 이 모든 것을 찬란하게 만든다. 위기의식은 우리의 삶에 섬세한 붓을 들게 하고, 일상의 무채색을 진한 유화로 바꾸어 놓는다. 이토록 짙은 아름다움은, 영원함 속이 아니라 끝을 의식하는 순간 속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