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우리 쑥쑥이가 먹고 싶단다

진짜 그럴 수 있습니다!

by 내맘에후욱


예비 아버님들, 한 번쯤 이 말을 들어본 적이 있지 않나요?


뱃속에 있는 작은 태아가 먹고 싶다는 게 말이 될까 의아해하시겠지만,

본인이 먹고 싶은 걸 괜히 아이 탓(?)을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진짜 '태아가 먹고 싶어서' 엄마에게 텔레파시를 보낸다는 말에 한 표 던집니다.






예전에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다정히 엄마가 늦둥이를 임신하고 나서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우리 쑥쑥이가 먹고 싶단다."라고.


모든 순간이 신비로운 임신 기간이지만, 나의 경우는 먹덧을 비롯한 놀라운 입맛 변화를 경험했다.


먹덧은 먹는 입덧의 줄임말로, 속이 비면 메슥거려 3~4시간마다 먹어야 하는 증상으로, 축복받은 입덧 증상이라고들 하나, 모두가 잠든 새벽에도 속이 울렁거려 바나나를 먹거나 수시로 배를 채워야 했던 행복하고도 불편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난 살면서 과일과 거의 벽을 쌓고 지낼 정도로 친하지 않았다.

(과일 러버들은 눈을 감으시거나 빨리 읽기를 하십시오.) 배만 부르고 맛있는 줄 모르겠고 껍질 많이 나오고...


그랬던 나였는데.


세상에나 마상에나!!!


첫째 때는 문득문득 오렌지, 딸기, 복숭아, 포도 등 종류에 상관없이 하루 종일 어떤 과일을 먹을까 생각하고,

상상만으로도 행복했으며, 과일을 먹으면 그렇게 엔도르핀이 도는 듯했다.


그렇게 과일순이가 된 나를 보며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남편이었다.

그리고 좋아했다.


신혼 때 과일대장의 안사람이 과일을 좋아하지 않아 집에 들여놓지를 않았는데

이젠 자동(?)으로 매일 과일구경을 하다니.


남편은 "어떻게 사람 입맛이 이렇게 변해?" 하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임산부의 입맛은 몸속의 또 다른 생명체인 태아가 먹고 싶은 게 맞나 보다는 신비로운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를 확신하게 된 또 하나의 경우는 바로 출산 후 입맛이 평소의 나로 돌아온 것을 보면서였다.

아기집에서 나에게 그렇게 보내던 과일 시그널이 사라지자, 나는 다시금 과일을 찾을 일이 없었다. 허허허.


몸에 좋다는 과일을 그렇게 난 첫째 임신 기간 동안 평생 먹을 과일을 다 먹은 듯했고,

둘째 때는 또 과일 중에서도 특정한 과일만 당기고, 고기 냄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밥과 김치, 빵 등을 주로 찾았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점이 현재 아이들의 입맛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다.


첫째는 남편과 똑 닮은 과일대장들이고, 둘째는 고기보다 밥과 빵을 즐겨 찾는다.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사람마다 입맛이라는 게 정말 있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고, 특별히 더 당기는 음식과 덜 당기는 음식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니 예비 아빠들이여,

어여쁜 산모들은 그저 내 안의 소중한 생명체가 보내는 시그널을 잘 감지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어떤 음식이 먹고 싶어 지니까.


공식적으로 살이 쪄도 되는 기간이라는 나만의 근거 없는 논리에 이것저것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다. 비록 지금은 그때 찐 살들을 내보내느라 고군분투 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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