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언이 되어 들어왔다.
직장에서 일 년에 5회 정도 무료로 상담해 주는 기회가 있어 매년 기다렸다가 시작되자마자 신청한다.
상담을 해서 뭔가 바로 해결되거나 답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건 이제 안다. 하지만 상담은 마치 씨앗을 심는 것처럼, 오늘 했던 말이 며칠, 몇 달 동안 뇌리에 남아있다가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고 떠오르고 하면서 장기간에 걸친 발견의 과정이다.
일 년에 한 번 하는 상담이라, 1년 후 상담소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제휴가 끝나서 새로운 곳으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상담 처음 시작할 때 많이 하는 검사가 TCI, 그리고 MMPI 아니면 문장완성검사였다.
상담하기에 앞서 내가 대충 어떤 사람인지 데이터를 가지고 시작하는 거니까 필요한 자료일 것이다.
그냥 의례 하는 것이었는데 어떤 해에 문장완성검사에서 상담사가 몇 문장을 집어 질문을 던졌다.
~~라고 적으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중 한 문장이..
나의 미래는 _______. 왜냐하면 _________________. (대충 이런 문장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때 이렇게 적었다.
"나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다."라고 말이다.
적을 때의 마음은, 내가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착하고 성실하게 살았는데 당연히 밝고 발전이 있겠지! 있어야지!! 하는 다소 억울한 마음도 포함되었던 문장이었는데 상담가가 이 문장에 대해 물어보자 나는 설명을 했다.
"그야.. 제가 열심히 살았으니까 미래는 밝을 것 같아서요! 그 방향으로 가겠죠."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순간, 이 문장완성검사는 하나의 확언 affirmation 이 되어 내 마음에 다시 들어와 박혔다. 그래.. 그렇게 되겠지. 내 미래는 밝겠지. 하는 하나의 등불.
생각해 보면 예전에 배웠던 평가라는 과목에서 시험의 목적이 꼭 점수를 내거나 떨어뜨리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 과목에서 이것만큼은 기억했으면 하는 중요한 내용에 대해 알려주려는 이유도 있다고 해서 조금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즉 시험을 보면서 배운다는 것이었다.
아들이랑 고궁에 가서 역사이야기를 듣는데, 해설가가 긴 설명끝에..
"~~~ 동반과 서반이 있었는데 이들을 뭐라고 불렀을까요?" 라고 물어본 질문에서 순간.. 아 两 이 두개니까.. 아.. 그래서 양반이구나!! 하고 맞춘순간에도 그게 내 머리로 들어와 박혔듯.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문장은 그렇게 내 마음속에 소중한 의미로 남았다.
한순간 한순간은 힘들지 모르지만, 방향은 그렇게 조금씩 밝은 쪽으로 가고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