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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일상

나이가 들어도 익숙하지 않은 것

그러면서 또 성장하는 거겠지만..

by 하루

한 달에 한번 독서모임을 참여하고 있다.

고전문학은 일생 살아가면서 세 번은 읽어야 한다는 말을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 시점을 놓쳐버리면 할 수 없는 거라서, 초년에 읽었던 고전문학을 중년과 노년에 꼭 다시 읽어야지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일 년 정도 참여 중인데 실제로 예전에 읽었을 때는 몰랐던 새로운 발견을 하면서(또는 별 달라지는 게 없기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

지난달 책은 파우스트였다. 이 책은 예전에 읽었었다기보다는 여기저기 매체를 통해서 아는 정도였는데, 토론을 위해 읽으면서 느낀 점은 감히 내가 다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장기를 찾아서 그 자리에 놓아주는 것 같았다고 할까.


파우스트를 읽다가, 아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중간에 다른 소설(비교적 읽기 쉬운)을 병행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그리고 여행지에서 거대한 사암절벽을 바라보다가 울컥 눈물이 났다. 말 그대로 한 덩어리의 커다란 사암절벽.

wikipedia-zion national park


압도. overwhlem.. 맞아 이 상황에선 이 단어가 딱이 다하며 이 단어가 떠올랐다. 내 존재가 얼마나 유한하고 작은가 느껴졌다.


이 모든 것들이 한 시점에 나의 삶 속에서 연결이 되면서 엄청난 발견을 한 것같이 벅차고 기뻤다.

파우스트의 여러 메시지 중, 파우스트가 여러 지식을 알고 있으나 자신이 살아보지 못했던 삶을 갈망하며 젊음과 사랑을 다시 살아보고 싶어 한 것.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삶을 포기하려던 여자에게 다른 평행우주 속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 라이브러리를 통해 모든 삶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배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살아내는 것이라는 것(The only way to learn is to live.)이라는 메시지.

그리고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도 떠오르면서 내가 선택하지 못한,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것들이 연결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누구에게나 한 번만 주어지는 삶이다. 내가 선택한 길 이외의 것이 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우리는 결코 알 수 없고 그것이 옳은 건지 아닌지 정말 모르겠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을 때도 있다. 하지만, 소설에서 처럼 다시 살아볼 수 없고 선택할 수 없다. 살아가야 배울 수 있다. 직접 살아봐야. 그 수많은 선택과 경험속에서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고 그와중에 뭔가를 배워나가겠지…

한번뿐인 나의 짧고 작은 삶을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넘어져도 잠시만 힘들어하다 다시 일어나자.


당분간은 나에 대해 돌아보고 내 감정을 알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매사 너무 애쓰지 말고 그 에너지를 나를 위해 사용해 보아야겠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 삶을 살아가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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