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별똥별
별에 대해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그냥 별에 대한 건 다 좋아한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 점성학, 타로, 별이 들어간 노래, 신화 등등.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기도 하고 나 자신이 얼마나 유한하고 작은 존재인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상이다.
어릴 때부터 자잘한 걱정이 많아 힘들 때 어떤 책에서 읽었다. 그럴 때 나 자신을 우주 한가운데로 띄워보는 상상을 해보라고 말이다. 그럼 나의 그 고민이 우주 속에서 얼마나 작고 사소한 것인지 느낄 수 있다고. (다른 책에서는 내가 나의 자서전을 쓴다면 지금의 고민이 몇 줄 정도로 들어가는지 들어갈 정도는 아닌지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나에겐 도움이 되었다.)
어제, 엄청난 유성우 쇼가 밤새 펼쳐진다고 해서 막연하게, 아들을 태우고 새벽에 강원도 어딘가로 가면 볼 수 있겠네~라고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일 아침, 예보에서 눈이 온다고 해서 ‘아, 강원도는 못 가겠네. 근처에서 봐야겠네.’ 하고 눈이 쌓여 강원도로 가는 길이 위험할 땅 위의 문제만 생각했다.
유튜브로 라이브방송을 틀어두고 이런저런 일들을 하다가 화면을 보는데 별이 정말 많다. 그리고 갑자기 만화 속에서나 보일 푸른빛의 화구가 떨어졌다.
우와… 너무 멋진 장면이다.
눈이 조금 쌓여 춥지만 두 눈으로 직접보고 싶어 그냥 나갔다.
아니.. 뭐야.
그렇지 눈이 온다고 했으니 하늘이 이럴 거란 건 예측을 했어야지.
땅 위의 길만 신경 쓰고 그래도 동네에서 한둘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차서 부랴부랴 나왔다가 혼자 시무룩하게 걸었다.
‘눈이 온다고 했잖아. 그럼 예상했어야지. 바보.’
나온 김에 오랜만에 동네산책이라도 하려고 걸어가면서 혼자 투덜거렸다.
기대로 신나서 나왔다가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예전에 경상북도에 가족과 함께 놀러 갔다가 일출을 보려던 날이 떠올랐다.
동생이 전날 본 일출이 멋있었다 하여 그다음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설레는 마음으로 한참을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리며 앉아있었다.
하지만 구름만 잔뜩 끼고 해가 떠오르는 건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날은 밝았다. 내가 보지 못했을 뿐 해는 떠올랐다.
일출을 본 감동과는 또 다른 위안이 되었었다.
별은 내 눈엔 보이지 않지만 저 구름 뒤에선 엄청난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을 텐데!
보이지 않지만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
그런 것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없지만 있고 있지만 없는 것.
내가 보지 못한 건 참으로 아쉽지만 그렇다고 해도 없는 건 아니야. 예전의 일출도 그리고 유성우도.
내가 보지 못했을 뿐인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