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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퍼스트 May 14. 2021

설마 수면교육책만 보고 있는건 아니죠?

육아(兒) 말고 육아(我) 휴직 #4

얼마전 사무실에서였다. 바쁜 건을 넘기고 한숨 돌리고 있는데 메신저 창이 반짝이는게 보였다. 


곧 출산을 앞둔 김대리였다. 


육아휴직 후 사용하는 단축근무에 대해 질문하길래 아는 대로 답변을 해줬다.


질문에 대한 답만 해주려다 '아직 출산까지 시간이 있는데 벌써부터 복직 후를 걱정하네. 육휴준비는 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묻지도 않은 말을 내가 먼저 주저리주저리 꺼냈다.












"대리님, 육휴 어떻게 보낼지 준비 잘 했어요? 


아기만 보다 나오면 안 돼요. 


우리는 회사 안에만 있어서 세상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가 쉽지 않아. 이것저것 도전해 보며 시야 좀 넓히고 와요. 코로나 때문에 요즘엔 인터넷으로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아.



아기 보는 거 솔직히 많이 힘들어. 그런데 복직하자나? 그럼 내 시간은 더 없어.. 육아휴직 때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도 가져봐요. 시간 부족할 거야. 그래서 휴직 때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떤 부분을 성장시키고 싶은지 계획을 짜요. 



엄마가 되려니 아기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어떤 물품들이 육아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이런 것들만 찾아보게 되더라. 그리고 수면 교육법이나 아기를 잘 키울 수 있는 팁에 대한 조언들은 참 많아. 

 


물론, 엄청 중요한 것들이지. 그런데 엄마가 돼도 나는 나야. 엄마가 된다고 해서 내 안의 나란 사람이 없어지지 않거든. 나도 성장하고 싶고 더 크고 싶단 말이야. 엄마가 된 후에 나를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선배 엄마들이 안 해주더라. 



회사 눈치 보지 마요. 우리가 충성을 다한다고 해서 회사가 우리를 평생 먹여살려주지 않아. 육아휴직하면서 시야도 넓히고 나에 대해  좀 더 깨닫고 와요. 언젠가 퇴사도 하게 될 텐데 밑그림 그리고 와요. 아직 출산까지 시간이 있으니 나를 위한 육아휴직계획을 세워봐요!"










말을 다 하고 나니..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일장연설을 늘어놨나 싶은 생각에 민망함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그때 바로 김대리님이 답이 왔다. 정말 큰 자극을 받았다고. 한 번도 생각도 못 해봤고 들어보지 못한 조언이었다고. 육아휴직을 그렇게 써야겠단 생각을 못 해봤다면서. 더 궁금한 것이 생기면 또 물어봐도 되냐며 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됐단 말에 기쁜 마음으로 답을 했다. 


"그럼요. 휴직 중에도 궁금한 거 있으면 카톡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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