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끊기지 않고 읽을 환경 만들기
제가 처음 엄마표 영어 시작할 때, '책을 사야 하나? 도서관에서 빌려야 하나?'가 궁금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싼 전집은 사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사서 읽혀 보고 아이가 좋아하면 늘려가라고 했습니다. 또한 도서관에서 빌려 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이들과 서점에도 가고 도서관에도 갔습니다. 주말 나들이겸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책도 읽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행복했습니다.
'이 정도면 나 좀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보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어 읽기를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은 책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얇은 영어책으로 매일 읽기 훈련을 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책들은 대부분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읽습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입니다. 아이의 읽기 속도에 맞춰 낱권으로 책을 사주다 보면 정작 아이가 읽기의 흐름을 탔을 때 집에 읽을 책이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다음 책은 뭐 읽지?'
이제 막 읽기 습관 잡고 있는 데 집에 책이 없다면 읽기의 흐름이 끊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읽기 습관을 잡을 때 아이 수준에 맞는 쉬운 시리즈나 전집을 구비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집에 책이 충분히 있으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다음 책을 집어 들게 됩니다. 이때 책이 없으면 흐지 부지 되기 쉽지요.
“그럼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되지 않나요?”
처음에는 저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장맘이던 저에게 도서관 가서 책을 빌려오고 반납하는 일정이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좋다는 책 찾아서 빌려왔는데, 반납일은 다가오고, 아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하루 종일 잘 놀더니... 아까 너무 심하게 놀았나?'
“내일 반납해야 하니까 오늘 이거 꼭 읽어야 해.”
"엄마, 오늘 그냥 자면 안 되요?"
"안 돼, 매일 2권씩 읽기로 했잖아".
"힘들어요"
"그래도 읽어야 해.... "
이렇게 되면 즐겁게 읽어야 할 영어책 시간이 어느 순간 아이와의 감정 싸움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이럴때 엄청 화가 납니다. 잘 들여다 보면 '아이가 책을 안 읽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엄마가 힘들게 빌려 왔는 데, 읽지도 못하고 반납해야 하는 게 화가 나는 거지요. 그리고 또 책을 빌려야 하구요.
이렇게 화를 내는 나를 들여다 보니,
결국은 아이 책읽기가 아니라
엄마의 바쁜 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였습니다.
제가 아이들과 영어책 읽기를 하면서 알게 된점은 영어 다독(Extensive Reading)의 핵심은 책의 종류보다 ‘끊기지 않는 환경’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읽기 습관을 만드는 초기 단계에서는 읽을 책이 집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반납 기한이 없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있는 책은 아이 컨디션에 따라 못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야 서로 부담이 가지 않습니다.
저는 집에 ‘작은 영어 책장’을 만들고 영어책을 사기 시작 했습니다. 먼저 영어 그림책을 한 권씩 사서 모았습니다. 그리고 읽을 만한 패턴북 시리즈 책들도 구비해 놓았습니다. 그저 언제든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이 집에 충분히 있는 것. 아이 수준에 맞는 얇은 패턴북, 리더스북 시리즈 몇 세트만 있어도 집이 자연스럽게 아이의 작은 영어 도서관이 됩니다. 책을 고르는 부담도 줄어들고 읽기의 흐름도 끊기지 않습니다. 반납 할 걱정도 없습니다. 읽기 습관을 만드는 데에는 이런 환경이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합니다.
책을 사는 게 부담스럽다면 온라인 영어 도서관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라즈키즈(Raz-kids) 같은 프로그램은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계속 제공해 주기 때문에 읽기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제 학생들에게 라즈키즈 읽기를 시킵니다. 종이책도 읽히고 e-book 도 읽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교재를 쓰느냐가 아니라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이 끊기지 않고 제공되는 환경입니다. 읽기 습관은 좋은 교재보다 지속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집니다. 일단 매일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엄마도 아이도 꾸준히 같이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