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호는 재료 이름은 소진

재료 소진

by 밥티스트
누가 광고지에 내이름 써논줄 알고 깜짝 놀란사진

어느 가게나 주인이나 붙이고 싶어 진다는 그것!!

재료 소진 안내장

인기 있는 매장도 유명 맛집들이 시간이 되면 재료가

떨어져 턱턱 나붙으면 ᆢ

왠지 모르게 부러웠던 그 종이 ᆢ 재료 소진

내 이름은 박소진입니다 밝을 昭 보배珍 태어날 때

밝은 빛이 보배롭게 감싸고 있어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성격이 낙천적이라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밝은 미소 덕으로

위기를 모면하며 살아왔습니다

내 안의 밝은 빛은 즐거울 때도 힘들 때도 마치 반딧불이가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불을 밝히듯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했습니다

이름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나의 뿌리를 만들어주신 할아버지 오늘도 역시 할아버지

넓은 품이 그립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나의 오자다리가 늘 할아버지가 없어주셔서 생긴 거라며 아쉬워하셨더랫지요

그만큼 많이 없어주셨던 거 겠지요

사랑합니다
오십여 년을 살도록 당신의
얼굴은 시간을 더할수록 이렇게 생생
해질 수가 없습니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으로 세상을
빛내진 못했지만 늘 어두운 제 앞길을
밝혀주는데 한몫 다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반백년 겨우 살아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왔습니다

할아버지 만나면 평생다들려들 지도 못할 만큼 이요

몇 해 전 행사를 다녀오디가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졸다가 고속도로 가벽에 차가 벽에 부딪쳤는데 갑자기

아빠랑 할아버지의 얼굴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순간 내가 죽어서 저승에 왔나

싶은 찰나 차를 들어서 살포시 내려놓는 느낌이 나는 거예요

옆에 제자가 타고 있었는데 그 친구도 사고로 놀라 눈떴다가

다시 꿈인가 싶어 잠들었다지 뭐예요


갓길에 차를 세우고 놀란 가슴으로 차 박은 곳을

살피니 멀쩡하기 까지 한 거예요

이것은 꿈일까요

두 분이 시공간을 뚫고 저를 구하러 오신 걸까요

지금도 아이러니 한 사건입니다


저는 돌고 돌아 음식 하는 시람이 되었어요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이북 음식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복원하고 기록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가는 이북지역의

귀하고 맛있는 음식문화를 알리고 싶습니다

지금의 북한이 아닌 이북 오도의 소중한

맛들을 기록하고 남겨 사라져 가는 고유의 맛을

놓지 않겠습니다

2021 올해의 각오로 제 이름을 빛내주신 할아버지의

고향을 잊지 않고 우리 집의 전통을 살려

많은 사림들이 북한음식이 아니라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다운 시절의 이북 음식을 맛보고 사랑할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

흙속에 오십 년간 빛나는 보배가 되기 위해

묻혀 있었습니다

이제야 할아버지 봬오날이 다가오니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제가 잘 해낼 수 있도록 지금처럼 지켜봐 주세요

늘 함께 계셔주시고 있으신 거 다 알아요

그래서 춥지 않고 배안 고프게 살았어요

남은 시간 좋은 일 좀 하면서 인생의 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내일은 할아버지 좋아하시는 만두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꿩만두를 좋아하셨는데 ᆢ

꿩엿 달임도 좋아하시고

지금은 꿩이 흔치 않아 귀한 음식이 되었어요

그라도 할아버지 기억하며 만들어 볼게요

수작 반상 식당을 하면서 만두 하는 날이 가장

인기 있었어요

한 번은 저희 수작 반상 단골이신

영화감독 이창동 감독님 께서

버닝 기획하고 계실때 자주오셨는데

저희 집 평양만두를 맛보시고 어머니가 생각나는

맛이구나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북 피난 내려오신 어르신이냐고 여쭤보니

그건 아니시고 경상도 분이시라고 ᆢ

예전부터 경상도 지역은 만두는 잘 안 드셨지만

어머님께서 배우셔서 가끔 해주셨는데

딱 이맛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창동 감독님의 작품 세계의 영향력은 어머님의

밥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음식을 많이 드시진 않지만 자주 오셔서 한식으로

즐겁게 식사하시는 모습이 인상 적이었습니다

수작 반상은 음식을 피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리움 한 그릇 채우고 가는 공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한식당 수작 반상을

기어하며 다시여는 그 시간을 위해 나를 갈고닦는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과 그리운 나의 식당 수작 반상

반드시 지친 사람들이 맛난 요리에 한잔 술로

영혼을 씻어내는 공간으로 찾아갈 것입니다

나는 곧 밝게 빛날 보배로운 사람

한식당 수작 반상 朴 昭 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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