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속의 한마리 붕어가 된 기분
집에 있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집순이로써는 비 오는 날은 정말 최고다.
멀리 비오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감상하고 책을 읽고, 영화까지 보면 금상첨화.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더더욱 아닌것은 마치 공기가 물로 변화한 것 같은 몹쓸 날씨 때문에 나는 오늘도 이불과의 접촉을 피한다. 피부에 바르는 로션도 멀리하게 되고 썬크림을 매일매일 바르게 되던 나의 부지런함도 잠시 어딘가에 담아놓았다. 썬크림이 마치 피부에 닿다가 떼면 늘어진 껌처럼 쭈욱 늘어날 것 같은 날씨. 이 장마철은 언제 끝날까... 오늘도 하늘에서 공기속의 물을 좀 더 거두어주길 열심히 바란다.
몇 주 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비누는 아직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습도가 높아지니 건조시키던 비누는 송글송글 땀이 맻히고 여름, 특히 장마철이야말로 비누가 잘 '안'만들어지는 날씨라나... 눈물을 머금고 비누만들려고 준비한 것들은 도로 상자에 넣어버렸다.
작년보다 덜 더운 날씨에 감사하지만 오늘은 좀 덜 감사하련다. 습기야 물러가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