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늘 아래

한 여름밤의 꿈

by 모모씨
1748787284640.jpg 사랑은 뚝뚝- 진다 ⓒ momocci








찬란하고 행복했던 시간,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길모퉁이 담벼락마다 흐드러진 능소화는

차마 다 꾸지 못하고 깨어버리는

한여름밤의 짧은 꿈처럼

미련도 없이 뚝뚝- 졌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자리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능소화 떨어진 자리를 본다.

꽃은 떨어진 자리마저 붉게 물들였다.




애틋하고 다정했던 관계의 끝에는

소란한 감정의 붉은 잔해만이 무성했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랑은 뚝뚝- 진다.

사랑했던 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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