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가득한

고요한 평안이 일렁이는 곳

by 모모씨
KakaoTalk_Photo_2025-08-05-12-00-17 003.jpeg 바람 부는 숲에선 파도소리가 들렸다 © momocci




깃발이 흔들리는가

바람이 흔들리는가

흔들리는 것은 오직 마음 뿐

바람도 깃발도 아니다








바람이 몹시 부는 아침

창가에서 나무를 본다.


차가운 빗방울이 몸을 적시고

거친 바람이 손을 잡아끌었다.

나뭇잎은 떨어져

빗물 젖은 차가운 바닥을 뒹굴었다.


바람 부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어지러운 마음을 본다.

기댈 곳 없이 흔들리는 나무처럼

마음은 흔들리고 또 흔들렸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나무는 흔들릴 뿐, 눕는 법이 없었다.

단단하고 깊게 뿌리를 내리고

흔들리고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았다.


흔들리는 것은 흔들림일 뿐 좌절도 실패도 아니다.

흔들리는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역설적이게도 이 마음은 왜 이렇게 고요한가.


바람 부는 숲에서 눈을 감으면

끝없이 파도가 밀려들었다.


두 눈을 바로 뜨고,

냉철하고도 명석한 이성으로 보면

개별적 현상으로 보이던 각각의 일들은

눈을 감고, 복잡다단한 생각을 내려놓으면

하나의 본질에 수렴되기도 했다.


절대 깨지지 않을 듯 단단한 평온이 깃든 아침.

낯설고 익숙한 존재의 여백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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