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사소한 풍경
세상사 돌아가는 모양새가 파란만장할수록
있는 듯 없는 듯 무심한 것들에
더욱 마음이 끌린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작고 소박한 즐거움을 하나 둘 발견해 보는 하루.
빵빵한 깃털 파카를 입고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걸어서 건너는 비둘기의 종종걸음,
실수한 점프 시도를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늙은 고양이의 두리번거림,
이른 아침 마른 나뭇가지에 매달린 까치밥을 쪼아먹는 직박구리 가족의 수다,
패인 도로 위에 고여 꽁꽁 얼어버린 물을 쪼고 있는 참새들,
눈길이 마주쳤을 뿐인데 바라본 내가 무안하도록 맹렬히 짖어대는
쪼꼬미 강아지의 꺾일 줄 모르는 기세...
나와 다르지 않은
나약하고 겁 많고 소심한 존재들이 있고
실수하고, 무너지고, 울고 또 웃으며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것들의 단단하고 따스한 온기가
서로를 데우고 또 살아가게 하고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