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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동자 Aug 01. 2022

7월 25일 ~ 7월 31일

30주

허기

7월 25일. 월요일


휴가를 다녀오고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해야지 마음먹었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확연히 통통해진 모습에

다이어트 의지가 불타올랐다.

그리고 오늘이 그 첫날.

우선 저녁부터 간단히 먹자 생각했다.

그런데 웬일?

저녁시간이 되기도 전에 너무 배가 고프다.

결국 장 보러 나가려던 계획도 접고

이른 저녁부터 해 먹었다.

다이어트는커녕 허기가 심해지니

이 살들을 어쩌지!




물주머니

7월 26일. 화요일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한동안 산책을 못했다.

오랜만에 나선 산책길 더위가 심하다.

그래도 나무가 있는 길인데 걷는 것만으로도 땀이 찬다.

얼마 걷자 않아도 마스크가 축축해지고 금세 갈증이 난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무마다 초록 주머니가 달려있다.

불룩 나온 주머니에 물주머니라고 쓰인 걸 보니 물이 들어 있는 모양이다.

장마철 비가 왔다고는 하나 나무들에겐 턱없이 부족한가 보다.

무더위에 사람도 나무도 목이 탄다.



늦은 중복

7월 27일. 수요일


라디오를 듣는데 어제가 중복이었단다.

어제는 까맣게 몰랐는데.

그래서 그렇게 더웠나?


식구들이 좋아하지 않아서 삼계탕을 먹지는 않지만  

그냥 지나쳤다니 아쉽다.

이열치열이라고 냉동실  뒤져서 매운 주꾸미 볶음을 했다.

먹을 땐 좋았는데 저녁 내내 속이 쓰리다.

이열치열은 아무 때나 갖다 붙이면 안 되는 거였다.


 


자두

7월 28일. 목요일


어려서부터 과일을 참 좋아했다.

특히 여름 과일을 좋아해서

덥기는 해도 여름이 반가웠다.

참외, 수박 등 대표적인 여름 과일은 물론

특히 자두, 복숭아 등 새콤 달콤한 과일을 좋아한다.

오늘도 장을 보러 갔다가 탐스러운 자두를 사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은 수박, 참외는 냄새도 싫어하고

자두 복숭아에는 알레르기까지 있다.

자연히 나 혼자 먹자고 여름과일을 잘 안 사게 되는데

너무 탐스러워 올여름 들어 처음 산 자두다.


기대만큼 맛있는 자두를 먹으니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

나 어릴 적 퇴근길 아빠 손에는 늘 검은 봉지가 들려있었다.

여름이면 딸내미가 좋아하는 천도복숭아, 자두가 담겨있던 그 봉지.

그 시절 그 과일들은 어찌나 그리 맛있었는지.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어린 시절과 그때 그 검은 봉지까지 그립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아버지가

유난히 보고 싶은 저녁이다.

 



아이스바

7월 29일. 금요일


여름이고 날이 무더우니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게 된다.

그중에서도 떠먹는 아이스크림보다

시원한 아이스바를 즐겨 찾는다.


처음에는 동네 슈퍼에서 할인하는 아이스바나

아이스크림 무인매장에서 자주 사다 먹었다.

그러다가 아이스바 틀을 사다가 주스를 얼려 먹었다.


집에서 얼려먹는 게 맛도 있고 의외로 재미도 있어서

이거 저것 다 얼려보다가 얼려먹는 아이스바를 발견했다.

전에는 어린아이들 간식거리로 여겨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요즘 아이스바에 진심이 되니 눈에 콕 들어왔다.


근데 이게 웬일?

아이스바의 신세계다.

그동안 시도해본 모든 아이스바를 압살 하는 맛과 퀄리티다.

하나 먹고 두 개 먹고 자꾸 손이 간다.

내일 당장 한 꾸러미 더 사러 가야겠다.



불법주차

7월 30일. 토요일


어제 먹었던 아이스바를 사러 대형마트에 다녀왔다.

가는 길에 보니 인도 위에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옆이 주차장이다.

물론 공영차고지 개념의 주차장이라 일반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근처에 대형 마트가 있어 인도에 주차하는 승용차들을 간혹 보곤 한다.

그때마다 정말 어이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해도 너무 심한 곳에 주차해 있다.

이곳 마트 주차장은 주차장이 꽤 넓다.

물론 주말이라 장보는 차량도 많고, 들고 나는 길에 기다리는 시간도 꽤 걸릴 거다.

그렇다고 이런 불법주차는 이거 너무 한 거 아니냐고!


남의 일에 신경 쓰는 거 절대 안 하는 나지만

정말 참기 힘들어 핸드폰 카메라를 들었다.

이거 어디 신고하는 앱이 있다던데.




막국수

7월 31일. 일요일


덥고 비도 오락가락하는 무더운 여름 날씨.

열대야 때문에 밤에 잠도 잘 안 오고

그러다 늦잠 자고

한여름 악순환이다.


더운 여름 주부에게 특히 고역은

삼시세끼 밥이다.

어제는 아침부터 컵라면으로 해결했는데

오늘은 어쩌지?


세일하길래 사둔 막국수를 꺼냈는데

달아난 의욕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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