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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동자 Jul 27. 2022

7월 18일 ~ 7월 24일

29주

인터넷 수리

7월 18일. 월요일


주말 내 먹통이었던 인터넷을 고쳤다.

처음 인터넷선이 끊겼던 토요일은

A/S 받을 월요일만 손꼽았었다.


그런데 정작  오늘은 방문이 늦어진다는 서비스 기사님의

연락에도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인터넷 연결이 됐는데도

극적인 감동 같은 건 없다.

당연히 내 일상에 극적인 변화 또한 없다.


원래 있을 때는 몰라도

없어봐야 그 소중함을 안다는데

인터넷이 없던 내 일상은 꽤나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평온했다.


나에게 인터넷은

생가보다 그리 대단한 존재는 아니었던 거다.



분주한 하루

7월 19일. 화요일


유난히 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밀린 작업들을 서두르고,  

집안 청소도 하고, 머핀도 구웠다.

반찬거리 장도 사고, 다이소에는 두 번이나 갔다.


내일 여름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다.

기족이 같이 가는 게 아니라

니 혼자 친구랑 가는 거라

남은 가족 먹거리를 챙겨야 한다.

부엌도 치우고 정리하고

주부가 집을 비우려면 참 할 일이 많다.


저녁 먹고 치우고 나서야

겨우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하루 종일 분주해서

여헹의 기대감 같은 거 일도 없었는데

침대 옆 여행 배낭을 보니

조금 설레기 시작한다.



목포

7월 20일. 수요일


여름휴가의 첫날.

목적지인 목포에 도착하고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해상 케이블카,

유달산,

민어회,

갓바위,

가는 곳마다 멋지고

먹는 것마다 맛있다.


오랜만의 여행도 즐겁고

좋은 친구와의 동행도 기쁘고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비금도

7월 21일. 목요일


갑작스러운 폭풍 주의보로

원래 여행지였던 흑산도 대신 비금도로 향했다.

아쉽기는 했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섬이다.

그리고 의외의 선물.

작년엔가 본 영화 자산어보의 촬영지가

흑산도가 아니라 비금도란다.

비록 영화 세트장이지만

반갑고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홍도

7월 22일. 금요일


다행히 잠잠해진 풍랑 덕에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홍도로 향했다.

기대를 가득 안고 출발하 홍도행 쾌속선에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분명 풍랑주의보가 해제되었다는데

내가 탄 게 여객선인지 놀이공원 바이킹인지 구분이 안 간다.

미리 키미테를 붙여 뱃멀미는 예방할 수 있었지만

1시간 30분 동안 공포에 질린 나의 영혼은 바다 위에 흩어져 버렸다.

주변에서 나를 걱정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뱃멀미에 나가떨어지기 시작하고

배안은 거의 아수라장이 되었다.


조선시대에  왜 홍도, 흑산도로 죄인을 유배 보냈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여행 후유증

7월 23일. 토요일


짧다면 짧은 2박 3일의 여행이지만

놀이기구 같은 배를 타고 다이내믹한 장거리 섬 여행을 해서 그런지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여행도 젊어 여행이지 역시 한해 한해 다르다.

코로나로 강제 여헹금지된 2년이  새삼 더 억울하다.



매운 떡볶이

7월 24일. 일요일


여행 후 뻐근한 몸이 여전히 회복되자 않은 탓인지

밥을 해 먹는 것도 귀찮고 입맛도 없어 음식을 주문했다.

단골 집에서 매운 떡볶이를 사다 먹었는데 좀 이상하다.


같이 온 노란 무는 너무 물러서 먹을 수 없고

늘 오던 쿨피스 대신 이상한 음료가 딸려왔다.

메인 음식이 아니니 그냥 넘어갔는데

떡볶이 떡도 너무 오래됐는지 탄력이 없다.


더위에 내 입맛이 변한 건지

아니면 음식 맛이 변한 건지

주인이 바뀐 건지


이유가 어쨌든 전처럼 당연히

다시 주문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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