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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동자 Aug 10. 2022

8월 1일 ~ 8월 7일

31주

위대한 바빌론

8월 1일. 월요일


헬스장 러닝머신 위를 뛰면서

여기저기 TV 채널을 돌리는데

갑자기 바빌론 유적들이 나온다.

바빌론 관련 다큐멘터리다.


베를린 박물관에 재현해 놓은

이슈타르의 문도 나오고

이라크 현지의

바빌론 왕궁 유적들도 나온다.


고대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불렸다는

공중정원이 있었다는 바빌론 왕국.


나는 신기하게도 세계의 어느 박물관을 가서

어떤 유물을 봐도

가장 감동적인 게 메소포타미아, 바빌론 유물들이다.


보통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박물관이 아니면

유물 자체도 없고 그 규모도 턱없이 작지만

최고로 매력적이고 끌린다.


오늘 다큐멘터리 속 재현된 이슈타르 문을 보는데

왜 이리 감동스럽고 심지어 울컥하기까지 하다.

나 혹시?

전생에 바빌론 사람!


아니면 이것도 갱년기 감정 기복?




수박 고르기

8월 2일. 화요일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클릭해보다가

수박 고르는 법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수박농사를 짓는 농부 분이 몰린 영상인데

처음 듣는 정보가 정말 많았다.


수박에 암수가 있다는 것도

겉에 상처 자국이 많은 수박이 더 맛있는 수박이라는 것도

모두 새로웠다.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마침 세일을 하는 단골 슈퍼에 가서

심사숙고 수박을 골랐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수박이 반만 맛있고 반은 맛이 없다.


역시 수박 고르기는 지식만으로는 안 되는

운이 필요한 일이다.




토토로

8월 3일. 수요일


점시 먹고 오후 식곤증 때문에

신나는 음악을 틀었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음악들이 뜨는데

그중에 이웃집 토토로가 있다.


애니메이션 자체도 몇 번을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너무 좋아하지만

주제가를 너무 좋아한다.


"...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너무 신나는 노래.

언제 들어도 기준이 좋아지는 그 노래.


너무 좋아 몇 번을 반복해서 듣는데

갑자기 코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찔끔 난다.

엥? 이게 이럴 노래가 아닌데.

너무 좋아도 이렇게 눈물이 난다.




시티투어 버스

8월 4일. 목요일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고

조금은 서늘해진 듯 해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덥고 습하지만

그래도 바깥공기를 마시니 좀 살 것 같다.


그런데 눈에 띄는 버스 한 대.

시티투어 이층 버스다.


있다는 풍문을 들기는 했지만

눈으로 목격하기는 처음이다.


서울 같은 대도시도 아닌

그렇다고 유서 깊은 고도도 아닌

내가 사는 이 지방 소도시에

버스까지 타고 돌아볼 게 있나 싶다.


그런데

폭염경보까지 내린 한여름에

막 소나기까지 왔는데

오픈된 투어 버스 이층에

관광객이 꽤 있다는 게

더 놀랍고 신기하다.




[영화] 원더우먼 1984

8월 5일. 금요일


주말에 TV로 볼만한 영화가 없을까 찾다 보니

마침 원더우먼 1984를 한다.

원더우먼 1편이 기대 없이 봤다가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가 됐다.


1편 이후 거의 70년 이상 세상에 살고 있는 원더우먼,

1편 때 잃은 남자 친구를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

2편에서는 여차저차 그 남자 친구가 다시 살아 돌아온다.

그런데 지구를 구하기 위해 그 남자 친구를 다시 떠나보내야 한다.


원래 줬다 뻈는게 더 나쁜 건대, 해도 너무한다.

나 같으면 거지발싸개 같은 지구인들 버리고

돌아온 남자 친구와 둘이 도망쳐 행복하게 살 텐데.

확실히 히어로의 삶은 그다지 부럽지 않다.  


마지막 쿠키 화면의 원조 원더우먼은 너무 반가웠다.




양산

8월 6일. 토요일


하지는 지났다지만

저녁 무렵에도 여전히 해가 따갑다.


얼마 전부터 얼굴에 기미 같은 얼룩도 보이고

햇빛이 더 신경 쓰인다.

선크림을 발라도 역부족인 것 같고

모자를 쓰자니 땀띠가 날 것 같다.


고육지책으로 생각해낸 게 양산.

왠지 양산은 할머니 아이템 같아서

써 본 적도 없고 가지고 있지도 않다.


아쉬운 대로 양산 겸용이 되는 우산을 꺼내 들었는데

해도 가려주고 서늘하기까지 하다.

이 좋은 걸 여태 왜 몰랐을까?


엄마들이 괜히 양산을 쓰는 게 아니었구나!





폐경? 완경?

8월 7일, 일요일


중년이 되고 갱년기가 되면 찾아오는 현상.

요즘은 폐경이라는 말 대신 완경이라는 말을 쓴다지만

뭐가 됐든 복잡한 마음이 들게 한다.


어느새부턴가 아주 불규칙해지다가

꽤 오랫동안 아무 소식이 없길래 이젠 정말

끝이구나 했다.


그런데 웬걸?

슬그머니 다시 찾아왔다.

이젠 진짜 끝인가 했을 때는  

속 시원하면서도 어딘가 허전했다.


그런데 한여름 무더위에 다시 찾아오니

여름 불청객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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