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모제인 May 04. 2023

50시간 예찬론

루틴이 성공경험이 되기까지


좋은 습관이 루틴이 되려면

최소 몇 시간이 필요할까.



어떤 책을 보니 50시간이라고 한다.

하루에 1시간이면 50일,

하루에 30분이면 100일이 필요한 셈이다.


최소 50시간 정도는 반복해야 뇌가 이 행동을 패턴으로 인지한다. 뇌에 루틴이라는 이름의  "청크"가 생긴다는 의미다. 청크는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게 하는 뇌의 아주 중요한 기제다. 50시간 반복해서 청크가 만들어지면 그 이후부터는 그전보다 큰 노력 없이도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다.


LSDKBS로 늘어선 문자가 있을 때, 각 문자를 청크로서 파악하는 사람에게는 6 청크이므로, 1∼2자밖에 기억하지 못하지만, LSD(약품이름) ·KBS(방송국 이름)라고 보는 사람이라면 2 청크이므로 이런 종류의 것을 계속해서 5∼6(15∼18 문자) 개를 더 기억할 수 있는 셈이다.

 - Herbert A. Simon 청크 이론 중에서




루틴만 만들어지면 끝일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끝이 아니라 비로소 시작이다.

루틴을 "변용"할 수 있는 "자유"의 시작이다.

루틴을 "성공으로 바꿀 수 있는지"가 판가름 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작은 것들이 모여 청크를 이루면 단기기억력이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무의식성이라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가 있다. 새로움보다는 익숙함, 배움보다는 관성이 지배하게 되는 때가 온다. 나는 이 시점이 루틴이 형성되는 50시간 즈음이라고 믿는다. 이때부터 정신을 바짝 차려야 어렵게 만든 루틴을 성공경험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처음 50시간은 아무 생각 없이 하세요.

생각은 그다음부터다.


학습(學習)은 배우고 익힌다는 뜻의 한자어다.

익힘의 시간은 50시간 이후가 진짜다.

처음 50시간이 중요한 진짜 이유는 그 정도는 해 봐야 내 "숨길이"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제주의 해녀들이 물질을 나갈 때 절대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자기 "숨의 길이"래. 숨의 길이를 안다는 건 한계와 극복이 아니라 다르다는 걸 아는 거야. 그래야 우리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성장할 수 있어.

- 엄기호. 공부 공부 중.


숨길이를 아는 것은 포기할지 지를 아는 것이다.

숨길이를 아는 것은 노력해서 될지 아닐지 아는 것이다.

숨길이를 아는 것은 내 숨길이에 맞추려면 뭘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숨길이가 1분밖에 안되니 남들보다 모자라구나,

사실을 알기 위한 게 아니다.

내 숨길이가 1분인 걸 알았다면 남들이 2분 동안 할 일을 1분 안에 해내는 방법을 찾아낼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만약,

50시간을 해봤는데 불편하다면 그만해야 한다.

50시간을 해봤더니 불편하지는 않지만 삐그덕거린다면 방법을 바꿔야 한다.

포기를 해도 되는 적당한 시점이 언제인지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50시간 이후라고 답할 것이다.




50시간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My way.

내 방법대로 해야 한다.

숨길이를 알았고, 뇌는 패턴을 익혔으니 이제는 변형과 응용이 가능하다.

자유출발선에 섰.


내 목요일 요가 선생님은 본인의 숨길이를 정확히 알고 수업에 녹여내는 분이다. 매주 매주 동작과 시퀀스는 언뜻 자유분방한 것 같지만 수업 이후 느껴지는 에너지의 방향이 늘 같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어졌다. 요가, 육아, 홈스쿨링, 독서, 글쓰기, 직장생활, 수많은 글감을 재료로 쓰지만 나의 글 공간에는 늘 한결같은 에너지를 담고 싶다.


최근에 나는 그게 "루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50시간의 힘을 믿고 루틴을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일. 내가 가장 잘하고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숨"이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아우라를 가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만들고 싶다.


나의 One thing 찾기 50시간은 이제야 끝이 났다. 방황과 좌절 속에서 비로소 흔들리지 않을 방향키가 굳게 세워졌다.



독서, 운동, 공부 루틴 메이커로 활동해보렵니다.

https://m.blog.naver.com/momoroutine


매거진의 이전글 일고집, 사람고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