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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제인 Oct 01. 2022

회사에서 아바타로 살면 안 되는 이유

나다움의 힘

최근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회사에서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니라 아바타라고 생각해 봐."


현재까지 전 세계의 영화 중 박스오피스 1위. 아바타(2009)


상대의 스타일이 나와 다르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해도,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맘 편히 지내보라는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그때부터였다.


나라는 사람이,

회사라는 무대에서,

그 상황에서 최적화된 대사를 외우듯이.

너무 감정 이입하지 말고 지내자고 다짐한 게.


그런데,
실패했다


그런다고 아바타가 진짜 내가 될 수는 없없던 것이다. 그런다고 불편한 게 불편하지 않은 게 되지는 않는 것이었다.




각자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고, 그에 따라 성과가 명확히 드러나는 하나의 직업이 바로 연예인이다.


예쁘거나 잘 생기지도 않았고, 전형적으로 봐오던 유명인 스타일이 아닌데도 오히려 잘 나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기본적인 실력을 전제로 했을 때, 그 이후 성공의 길림 길은 를 얼마나 잘 포장하느냐가 아니라, 나다움을 얼마큼 매력 있게 표현하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직장 생활에서 아바타가 되라는 말은,

굳이 튀면서까지 나다움을 표현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적당히 맞춰서 상대가 원하는 말과 행동을 하면서 유연하게 지내라는 의미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게 회사에서 오래 살아남는 검증된 방법이고,

마치 "아무리 쓸어도 쓸리지 않는 젖은 낙엽"처럼 개인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쉬운 비법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나다움을 버리고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아바타로 오랫동안 지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원래부터 내가 그런 사람이었거나,

그렇지 않다면, 살다 보니 아바타가 점점 내 안에 스며들어 편해졌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내가 그렇듯, 상대방도 그렇다.


상대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나를 맞추기보다는, 내가 편하고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오히려 자주 표현하고,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평상시에 많이 제공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자기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면 내 생각을 당당히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다움이 쌓여갈 때,

저 사람은 대체 왜 그래, 가 아니라

저게 저 사람의 매력이지!

라는 진정한 나다움의 힘이 생기는 게 아닐까.




영화 아바타(2009)의 마지막에서 인간 제이크와 아바타 제이크 중 나비족으로 남기를 선택한 그의 용기처럼.


조금 더 나다움을 지키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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