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도 오셨었네요."
나 같은 비염 환자는 매년 환절기만 되면 콧물 재채기를 꼭 거쳐간다. 늘 가던 이비인후과 선생님이 진료 기록을 쓱 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약을 지어준다.
아침에 라디오에서 재채기 이야기가 나와서 듣다 괜히 피식거렸다. 쓸데없는 주제라 더 좋다. 딱히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고.
재채기를 하고 나면 목과 코가 개운해진다. 어릴 때 코가 막히면 화장지를 얇고 길게 말아 콧속을 간질이곤 했다. 1초 만에 재채기가 코를 뻥 뚫어준다. 최근 몇 년 코로나 때문에 이 좋은 걸 방귀처럼 숨어서 해야 하는 때가 된 것 같다. ㅋㅋ
쓸데없지만 시원하기 재채기하는 방법 몇 가지.
(무식한 방법) 휴지로 콧구멍 간질이기. 너무 자주 하면 코 안이 헐 수 있으니 횟수는 조절할 것.
(어려운 방법) 콧수염 길러서 콧바람 들이마시기. 단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자는 하기 어려운 편임.
(아픈 방법) 코털 뽑기. 순간적으로 따끔한 고통이 재채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장점. 재채기도 하고 코털도 정리되고 일석이조.
(신기한 방법) 어두운 곳에 있다가 햇볕 바라보기. 진짜 신기한데 밝은 빛을 보면 갑자기 재채기가 나기도 한다.
(슬픈 방법) 후춧가루 들이마시기. 주의. 눈은 반드시 감을 것. 안 그러면 눈물 콧물도 쏙 뺄 수 있음.
(고전적인 방법) 쭈그려 앉아서 아랫배 누르기. 믿거나 말거나. 단, 화장실이 급할 때는 시도하지 말 것.
뭐, 어쨌든!
하고 나면 개운하잖아!
오늘은 그냥 쓸데없는 말 하고 싶어서!
아구! 개운하다!
끝!
재채기 할 때는 꼭 휴지나 소매로 가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