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웨이브를 배우다
처음 수영을 하였던 때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다.
오랜 직업병 때문에 목에 무리가 오고 디스크가 생기던 그때를 나는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목을 가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지나온 시간들 동안 얼마나 건강에 대해 감사함을 잊고 살았는지 뼈아프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손에 이끌려 나는 수영장에 가게 되었다.
겁이 너무 많아 물이라곤 눈으로 구경하는 것밖에는 모르던 내가 수영을 배운다는 것은 공포 그 자체였다.
오랜 설득 끝에 등록을 하고.
강습이 있던 첫날.
퀵판을 들고 발차기며, 팔 젓기며, 숨 쉬는 것조차 정말 부자연스러웠다.
계속해서 엇박자가 나고, 이러다 빠져 죽는 거 아냐 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강습자들 가운데에서 실제로 물의 공포감의 사로잡혀 이틀 만에 그만둔 사람도 있었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어느덧 수영을 배운지 4년 차에 접어들어.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을 자유롭게 구사한다.
오늘 오전에 문득 수영을 하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다.
글 쓰는 작업도 수영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형을 처음 시작하면
코로 입으로 물이 다 들어온다.
힘을 주면 줄 수록 내 몸은 어느새 바닥으로 점점 내려앉는다.
몸은 너무 무거워져서 숨쉬기 조차 힘들어진다.
한 달 전부터 브런치로 글을 쓰기 시작한 나는.
지금 글쓰기의 수영계에서 발차기와 자유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물속에서는 자연스럽지 못하게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려고 하면
몸은 금세 중심을 잃고 어설픈 공포감에 사로잡혀. 물 밖으로 뛰쳐나오게 한다.
물은 내가 자연스럽게 다루면 나에게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물이라는 자체가 공포라고 생각하는 순간 물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한 문장 한 문장 너무 힘을 주고 글을 쓰다 보면
나는 애초부터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 마냥 마음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글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돌고래가 유연하게 웨이브를 이루며 스위밍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보면 나만의 호흡도 생기고 나만의 유연함도 생길 것이라 믿는다.
"아직은 믿는다"라고 나 자신을 타이르듯 말하지만.
나 역시 글쓰기를 수영의 접. 배. 평. 자(접영, 배영, 평형, 자유형)처럼 구사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러면 돌고래 같은 멋진 글쓰기 웨이브를 탈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신난다.
왜냐하면.
나는 수영의 웨이브가 잘 될 때의 그 통쾌함이 어떤것인지.
그 느낌이 얼마나 근사한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