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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Apr 01. 2016

떠나는 것과 떠나 보내는 것

그렇게 우물쭈물하지 마, 떠나기로 했으면 빨리 떠나

나는 어린 왕자가 철새들의 이동을 이용하여 그의 별을 떠나왔으리라 생각한다.
길을 떠나던 날 아침, 그는 자기 별을 깨끗이 청소해 놓았다. 불을 뿜는 화산을 정성껏 쑤셔서 청소했다. 어린왕자의 별에는 활화산이 두 개 있었는데 그것은 아침 식사를 데우는 데 매우 편리했다. 그는 불이 꺼진 화산도 하나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불 꺼진 화산도 청소해 주었다. 화산들은 청소만 잘 해주면 폭발하지 않고 조용히 규칙적으로 불을 내뿜는다. 화산의 폭발이란 굴뚝에서 나오느 연기와 같은 것이다. 물론 지구에 사는 우리는 너무도 작아 우리의 화산을 청소해 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화산 폭발로 인해 많은 곤란을 당하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좀 서글픈 심정으로 바오밥나무의 나머지 싹들도 뽑아 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자 늘 해오던 이런 일이 그날 아침에는 유난히 다정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 꽃에 마지막으로 물을 주고 바람막이를 씌워 주려는 순간 그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잘 있어!"
어린 왕자가 꽃에게 말했다. 그러나 꽃은 대답하지 않았다.
"잘 있어!"
그가 다시 한 번 말했다. 꽃은 기침을 했다. 그러나 이것은 감기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어리석었어. 용서해 줘. 그리고 부디 행복하도록 해!"
이윽고 꽃이 말했다.
어린 왕자는 꽃이 신경질을 부리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는 바람막이를 손에 든 채 어쩔 줄 모르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꽃이 이렇게 조용하고 풀이 죽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응, 나는 네가 좋아. 너는 그걸 전혀 몰랐지. 그건 내 탓이었어. 그렇지만 너도 나와 마찬가지로 어리석었어. 아무쪼록 행복해지길 빌겠어. ........ 그 바람막이는 내버려 둬. 그런 건 이제 필요없어."
"그렇지만 바람이 불면......"
"내 감기가 그리 대단한 건 아니야. 찬바람은 내게 오히려 이로울 거야, 나는 꽃이니까."
"하지만 벌레들이....."
"나비를 보려면 벌레 두세 마리쯤은 견뎌내야 해. 나비는 참 예쁘기도 하지. 그렇지 않으면 누가 나를 찾아주겠어. 너는 멀리가 있을 거구. 큰 짐승들은 조금도 겁날 것 없어. 내겐 발톱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꽃은 천진스럽게 네 개의 가시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지 마, 떠나기로 했으면 빨리 떠나."
꽃은 어린 왕자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토록 자존심이 강한 꽃이었다......



"나비를 보려면 벌레 두 세마리쯤은 견뎌내야 해. 나비는 참 예쁘기도 하지.
그렇지 않으면 누가 나를 찾아주겠어.
너는 멀리가 있을 거구.
큰 짐승들은 조금도 겁날 것 없어. 내겐 발톱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꽃은 천진 스럽게 네 개의 가시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지 마, 떠나기로 했으면 빨리 떠나."



떠나는 어린왕자와, 남아있어야 하는 꽃.

남아있는 꽃을 위한 어린왕자의 마음과,

마음 편히 보내주어야 하는걸 아는 꽃의 쓸쓸한 마음.

둘은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쓰디쓴 이별 속에서.

떠나 보내는 꽃은 마음이 편치 않았으리라.

언제나 이별의 몫은 남아있는 편에 서있다.


우리는

언젠가 떠나야 하고,

언젠가는 떠나 보내줘야 하는,

그런 운명의 그 길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이별을 잊지 않고,

지금 이 시간을

한걸음

한걸음

소중하게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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