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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Apr 25. 2016

이기적인 나.

허영쟁이에게는.

11.

두 번째로 찾아간 별에는 허영쟁이가 살고 있었다.
"아! 숭배자가 한 사람 오는구나!"
허영쟁이는 어린 왕자를 보자마자 멀리서부터 소리쳤다.
왜냐하면 허영쟁이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의 숭배자로 보이기 때문이었다.
"안녕, 모자가 참 이상하군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이것은 답례하기 위해 쓰는 모자지, 사람들이 내게 갈채를 보낼 때에 답례하기 위한 것이야.
그런데 불행히도 이리로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이야."
어린 왕자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네 양손을 마주쳐라."
허영쟁이가 명령했다.
어린 왕자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네 양손을 마주쳐라."
허영쟁이가 명령했다.
어린 왕자가 손뼉을 치자, 허영쟁이는 그의 모자를 쳐들며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이건 임금님의 별에 갔을 때보다 더 재미있는걸."
어린 왕자가 중얼거리며 다시 손뼉을 쳤다.
그러나 허영쟁이는 모자를 쳐들고 고개를 숙였다.
5분쯤 되풀이하고 나니 어린 왕자는 이 장난이 재미없어졌다.
"그런데 모자를 떨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그러나 허영쟁이는 그의 말을 듣지 못했다.
허영쟁이에게는 칭찬밖에는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넌 정말로 나를 숭배하니?"
허영쟁이가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숭배한다는 건 무슨 뜻이야?"
"숭배한다는 건 내가 이 별에서 가장 잘 생기고, 가장 옷을 잘 입고, 제일 돈이 많고, 제일 똑똑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지."
"그렇지만 이 별에는 아저씨 혼자밖에 없는걸!"
"나를 즐겁게 해 다오. 그리고 나를 숭배해 다오!"
"아저씨를 숭배해. 하지만 그게 아저씨한테 무슨 소용이 있는거야?"
어린왕자가 어깨를 약간 들썩이며 말했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그 별을 떠났다.
어린 왕자는 길을 가며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허영쟁이에게는 칭찬밖에는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끊임없는 인정을 받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정작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상대가 하는 말에는 귀담아듣지도 않으면서.

오로지 내 기준에 있는 나를 뽐내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이기적인 인간의 내면을 보는 것만 같아 쓸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를 사랑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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