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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명 Jul 03. 2020

길고양이 관찰기

ㅡ어느 고양이의 사진첩 일생

74. 엄마는 교육 중. 새끼는 수업 중

꺄니와 문고, 야금이가 떨어져  있지만 외면은 없다.

어미 먼저 몸을 땅에 붙이고 마치 살피듯하는데 장난끼가 다분하다.

또 꺄니가 앞서니 야금이 문고가 뒤따른다.

마당 한 바퀴...

그렇지.

눈이 안 좋은 야금이가 구통 안으로 빠지고 말았다.

목덜미를 물어 올린다.

소리를 지르지 않는 걸 보니 아프지 않나 보다.


&&&

사람에겐 열 손가락 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는 게 모든 자식에 대한 고른 사랑일 테고, 고양이에겐  

목덜미 물어  아프지 않은 새끼는 있다.


75. 딴짓

새끼는 다 같다.

애들은 다.같다.

딴짓.

어미와 엄마는 다르다.

꺄니는 절대

"뭐해?"

다그치거나

"장난 그만하고 공부 안 해?"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구나

"내가 마나 바쁜지 알면서도 그러니? 너희 눈엔 한가하게 보여?"

드라마 보러 가면서...

꺄니는 그저 짓 끝날 때까지 지켜보며 기다릴 뿐이다.

아... TV가 없어서?

딴짓이 오래 가면 꺄니도 새끼들에게 다가가 장난을 고 만다.


&&&

정신과의사이며 국놀이연구소장인 스튜어트 브라운 박사는,

"먼저 부모가 자식에게 놀면서 상상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바로 비싼 장난감을 사 준다. 조금 더 크면 TV 및 SNS  등의 매체로 프로그램을 갖고 논다. 장난감이나 이런 매체들이 보여주는 것은 다 하나 같이 캐릭터가 고정돼 있어 어떻개 놀아야 할지 뻔히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미리 정해진 각본은 아이들이 만들어낼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빼앗아갈 뿐인데도... 흉내만이 활개 치는 건 당연하다."


ㅡㅡㅡ

마당이 엉망이지요?

꺄니네로 인해 모든 작업이 중단됐답니다. 목공실 개조 등등 마당이 내 놀이턴데 요녀석들에게  빼앗겼습니다. 목공실이 완성되면 만들게 많은...동네 아이 놀이방과 그 옆 아직 미완성 목공실이  꺄니네로 점령당했습니다.

대신 큰 유리창 너머로 요녀석들 노는 것을 몰래 훔쳐보고 이렇 사진도 찍으며ㅡ중저가.스마트 폰ㅡ 나는 나대로 놉니다. '받거니 주거니' 이지요.

브런치에 이 사진과 글도 올리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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