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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명 Jul 11. 2020

길고양이 관찰기

ㅡ어느 고양이의.사진첩 일생

106. 우린 누굴까?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길 자주 한다.

"넌 누구니?"

"우린 누굴까?"

묻고 대답하는 듯하다.

존재라는 단어를 몰라도.

나도 한참 바라보고 있을 때도 같다.

"누구세요?"

"좋은 사람이죠?"

묻는 것 같고 나는 끄덕거리는 걸로 대답한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좋아지는 이유다.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다.


107. 다른 방구경

이곳은 전 주인이 부뚜막으로 칠십년 넘게 썼는데 이젠 불을 떼지 않아서 책들을 쌓아두게 되었다. 이름까지.폐기할 수 없었고 정감아 도는 름도 남기고 싶어서 '부뚜막도서관' 이라 했다.

여기서 붓글씨도 쓰느라 매우 복잡하다.

자꾸 기웃거리기에 문을 열어뒀다. 바로 들어와 확인해봐야 직성이 풀릴 꺄니네 새끼들...

&&&

이 작은 도서관 서재엔 너희 엄마 꺄니도 그림과 글로.들어 있다. <어쩌면 넌 또 다른 사랑일지도>


108. 연습이 필요해

야금이의 움직임이 야금야금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가 며칠 전 문고가 빠진 데로 역시...쏙.

꺄니가 붙어 다니며.챙겨주는데...

세심한 정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자식 깨물고 싶은 만큼 예쁜 건 고양이도 같은가 보다.

연습을 끝내고나면 무슨 대화를 꼭 하는데...

&&&

"아은 영아 때와 아동기 초반에 양육자와 안정적인 감정애착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ㅡ1960년대 영국의  존 볼비( John Bawlby/정신분석학자)와 메리 에인즈워스(Mary Ainsworth)가 개발한 <애착이론>이다.

ㅡ고양이들은 이런 이론이 필요 없다.


109. 숨바꼭질

숨바꼭질은 꺄니네가 가장 즐기는 놀이 같다.

닌가?

'나 잡아봐라' 놀이인가?

레슬링을 더 많이.하나?

"이만큼 많이 놀 줄 아는 아이 있으면 니와 봐!"

놀이는 어미 꺄니가 새끼 야금이에게 이마를 들이대고 비벼주는 스킨십으로 마무리.


&&&

요즘 리 아이들은 점점 놀이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방안에 갇혀 때론 이미 엄마의 핸드폰 묶여... 갇히게 하는 것인데.


110. 슬리퍼만한...

부뚜막도서관을 빠져나가는 가야금과 거문고.

딱 슬리퍼만하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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