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우린 누굴까?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길 자주 한다.
"넌 누구니?"
"우린 누굴까?"
묻고 대답하는 듯하다.
존재라는 단어를 몰라도.
나도 한참 바라보고 있을 때도 같다.
"누구세요?"
"좋은 사람이죠?"
묻는 것 같고 나는 끄덕거리는 걸로 대답한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좋아지는 이유다.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다.
107. 다른 방구경
이곳은 전 주인이 부뚜막으로 칠십년 넘게 썼는데 이젠 불을 떼지 않아서 책들을 쌓아두게 되었다. 이름까지.폐기할 수 없었고 정감아 도는 이름도 남기고 싶어서 '부뚜막도서관' 이라 했다.
여기서 붓글씨도 쓰느라 매우 복잡하다.
자꾸 기웃거리기에 문을 열어뒀다. 바로 들어와 확인해봐야 직성이 풀릴 꺄니네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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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도서관 서재엔 너희 엄마 꺄니도 그림과 글로.들어 있다. <어쩌면 넌 또 다른 사랑일지도>
108. 연습이 필요해
야금이의 움직임이 야금야금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가 며칠 전 문고가 빠진 데로 역시...쏙.
꺄니가 붙어 다니며.챙겨주는데...
세심한 정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자식 깨물고 싶은 만큼 예쁜 건 고양이도 같은가 보다.
연습을 끝내고나면 무슨 대화를 꼭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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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은 영아 때와 아동기 초반에 양육자와 안정적인 감정애착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ㅡ1960년대 영국의 존 볼비( John Bawlby/정신분석학자)와 메리 에인즈워스(Mary Ainsworth)가 개발한 <애착이론>이다.
ㅡ고양이들은 이런 이론이 필요 없다.
109. 숨바꼭질
숨바꼭질은 꺄니네가 가장 즐기는 놀이 같다.
아닌가?
'나 잡아봐라' 놀이인가?
레슬링을 더 많이.하나?
"이만큼 많이 놀 줄 아는 아이 있으면 니와 봐!"
놀이는 어미 꺄니가 새끼 야금이에게 이마를 들이대고 비벼주는 스킨십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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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이들은 점점 놀이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방안에 갇혀 때론 이미 엄마의 핸드폰에 묶여... 갇히게 하는 것인데.
110. 슬리퍼만한...
부뚜막도서관을 빠져나가는 가야금과 거문고.
딱 슬리퍼만하게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