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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명 Jul 13. 2020

추모하러 왔다가

ㅡ길상사에서

비 내리는 지리산을 구비구비 오르며 비처럼 울적... 이렇게 지리산 산내 한 식당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으로 청국장을 먹는데...

아니... 설마... 저런...

백선엽의 묘소애 이해찬이 간 사잔을 보곤 뉴스를 오늘부터 절대 뉴스 앱으로도 안 본다... 한 첫 날. 식당 티브이로 오늘 발인하는...

밥이 남어가지 않고 배만 부릅니다. 뱃속에 헛바람이 들었는지...

도저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뉴스를 보게 하는 이유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이래안 돼 안 돼 안 돼...

발길을 실상사로 들여놓습니다.

돌과 나무 정승이 맞이하지만.......

추모가 추태로 화를 발끈나게 합니다.

사실이 아니길 사실이 아니길...

세상 좀 달라지려고 하는 지금 왜왜왜???

추스려지지 않습니다. 빗줄기는 줄어들어 맞고 갈만 합니다. 젖어가는 옷이 아니라 마음이 찝찝... 더러워집니다.

마주오는 스님에게 두 손이 올라가지도 습니다.

합장해주 왔건만

친구 잘 가라고 해주려고 왔건만...

소리비란 곳에 도착... 해우소 같은 그 안에 드니 앉을 나무그루터기가 놓였습니더.

새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도 들립니다.

목탁... 소리에...

가슴이 텅 비어집니다. 찢힐 듯 미어집니다.

무아...

절대 편하지 않은 무아의 지...랄...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조용한 산사에 소리라도 지르고 싶습니다.

빽~~~

오늘 아침..그를 기리며 쓸 노트 한 권을 마련해뒀습니다.

제목까지...

<모두 안녕>

집에 가면 찢어버려야 합니다.

찢겨지는 가슴...

들어갔던 길. 돌아보니 두 갈래 길의 이정표가 있습니다.

내 첫 직장인 제일기획 입사시험의 작문 제목...

이정표

그 때 뭐라 썼던가...

기억이 생생합니다.

선택이며 결정, 무엇보다 책임이라고

잊혀질만할 때에 내게 이정표기 타인의 이중적 가증스런 삶으로 인해 블쑥 나타난 것은...

집으로 돌아가려면 약 40km 를  운전해 가야하지만 막걸리는 이 자연 속에서 마시고 가얄 것 같습니더.

그 자에게 내놓는 술잔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권하는 막걸리 한잔...

뭘 권할 건데? 묻고또묻겠지요.

선택과 결정 그리고 책임.

모두 안녕이라니.

더 가증스럽고 더 가짢습니다.

이렇게 처참하게 짓밟고.

즈려즈려 밟고는 죽으면 다냐 다냐 다냐???

내 손으로 그의 목을 주리틀어 게 묻습니다.

떠나버리고 없으니...

갈겨줄 면상이 없으니...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글로도 말로도 그리 떠들던 그가. 이제 그 놈이...

가족은 어떻게 살라고.

금전적 빚은 잔뜩 넘겨주고는...

정신적 빚은 더 이루 말 할 수 없이 앵겨놓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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