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 빨랫줄이 있는 마당풍경
서울을 떠나
마당이 있는 시골집을
여러 곳 옮겨 다녔다.
이삿짐을 부리자마자
처음 하는 일이
양쪽에 봉을 세우고
빨랫줄을 거는 일이다.
빨래가 걸려있는 마당을 보고 있으면
해바라기하는 빨래를 보고 있으면
이것만으로도
시골에 잘 내려왔단 생각이 든다.
이제 그 아래가 꺄니네 놀이터가 된다.
한여름 이불 아래의 그림자는
꺄니네의 그늘쉼터도 돼준다.
168. 거긴 어떻게?
어디선가 소리가 나긴 하는데...
도저히
갈 수 없는 곳에 올라가 있는
야금이.
지붕과 지붕 사이다.
"아저씬 여기 못 올라오지요?"
마치 뻐기며 나를 내려다본다.
눈이 좋아지고
움직임도 많이 늘고...
야금이가
더 자발스럽다.
169. 첫눈 내리는 날
첫눈이 내리던 날,
겨울을 처음 맞는 문고와 야금이.
눈도 처음 봤으리라.
하늘에서 하얀 조각들이
쉼없이 떨어지니
겁이 나나?
기온은 뚝 떨어지지 않았는데
부뚜막 위에서 둘이 딱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첫눈 내리던 날을
이 둘은
후에
어떻게
기억을 할까?
170. 자식구경
자식들이 놀고 있는 걸 보며
어미 꺄니는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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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문고도 야금이도 어미 꺄니와 동시에 새끼를 배고 낳는데...
이들의 달라지는 모습들을 보며 드는 생각.
"너흰 무슨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