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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명 Aug 02. 2020

길고양이 관찰기

ㅡ어느 고양이의 사진첩 일생

167. 빨랫줄이 있는 마당풍경

서울을 떠나

마당이 있는 시골집을

여러 곳 옮겨 다녔다.

이삿짐을 부리자마자

처음 하는 일이

양쪽에 봉을 세우고

빨랫줄을 거는 일이다.

빨래가 걸려있는 마당을 보고 있으면

해바라기하는 빨래를 보고 있으면

이것만으로도

시골에 잘 내려왔단 생각이 든다.

이제 그 아래가 꺄니네 놀이터가 된다.

한여름 이불 아래의 그림자는

꺄니네의 그늘쉼터도 돼준다.


168. 거긴 어떻게?

어디선가 소리가 나긴 하는데...

도저히

갈 수 없는 곳에 올라가 있는

야금이.

지붕과 지붕 사이다.

"아저씬 여기 못 올라오지요?"

마치 뻐기며 나를 내려다본다.

눈이 좋아지고

움직임도 많이 늘고...

야금이가

더 자발스럽다.


169. 첫눈 내리는 날


첫눈이 내리던 날,

겨울을 처음 맞는 문고와 야금이.

눈도 처음 봤으리라.

하늘에서 하얀 조각들이

쉼없이 떨어지니

겁이 나나?

기온은 뚝 떨어지지 않았는데

부뚜막 위에서 둘이 딱 달라붙어 떨어지않는다.

첫눈 내리던 날을

이 둘은

후에

어떻게

기억을 할까?


170. 자식구경

자식들이 놀고 있는 걸 보며

미 꺄니는 무슨 생각을 할까?



&&&

이후

문고도 야금이도 어미 꺄니와 동시에 새끼를 배고 낳는데...

이들의 달라지는 모습들을 보며 드는 생각.

"너흰 무슨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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