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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명 Oct 26. 2020

길고양이관찰기

204ㅡ마지막

바로 전 203의 사진과 이야기는

올 봄 때입니다

그 사이 5개월이 지났고

꺄니네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이 변화 내가 이 글을 도저히 더 이어갈 수

있는 힘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올 봄

꺄니와 그 새끼 문고와 야금이가 8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 후 3개월쯤 후 6마리를 더 낳았습니다.

한달 전입니다.

처음 8마리 중 2마리가 죽었고

후에 낳은 6마리는 모두 다 죽었습니다.

이 시골집, 또바기학당의 뒷마당이

양이공동묘지가 돼버렸습니다.

뒷마당 쪽엔 작은 대나무숲이 있는데

비둘기들이 집을 짓고 삽니다. 살았습니다.

우리집 고양이들이 비둘기를 한 둘 잡아죽였고

어느 날

대나무숲에선 한바탕 비둘기울음소리로 소란했습니다.

고양이들이 나타나자 비둘기들이 공중에서 집단으로 대드는 시위였습니다.

그후에도

두어 마리 비둘기가 희생되었고...

비둘기들은 우리집 대나무숲에서 완전

사라졌습니다.

비둘기소리로 깨곤 했는데...

피신해버린 거겠지요.

양이들이 밉기.시작했고

그러다가

고양이새끼들마저 보살피지 않아

죽어가는 걸 보고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살았던 까만 고양이입니다.

10일전쯤...

같이 태어난 고양이가 죽자

그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보다 입맞춤도 하다가...

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까만 새끼고양이가 죽기 사흘 전의 모습입니다.

덩치 큰 고양이들과 먹이 경쟁해야 했던...

어미 고양이의 목에 달려들어 장난을 걸어도 받아주질 않습니다.

새끼먹이까지 다 빼앗아 먹기에

작은 몹집만 들어갈 수 있는 구멍안에 통조림을 넣어줘도 덩치 큰 것들이 어떻게든 또 빼앗아가고 빼앗긴 까만 새끼는 점점 몸집이 작아집니다.

먹을 때까지 지켜봐야했습니다.

어느 날

입가에 상처가 보였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새끼만 따로 챙겨주니 새끼에게 공격을 한 것인가.

아직 너무 어려 나를 피하던 새끼 까망이가

피하지 않았고 눈은 거의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통조림을 입에 갖다가 대줘도 먹으려 하지 않더니만...

출하고 돌아오니 문 앞에...

서두르지 않고 이틀을 놔뒀습니다.

다시 살아날 것만 같았습니다.

어제만 해도...

병원에 데려갔어야 했나?

나는 수의사의 그 말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놔둬요. 죽으면 다른 걸로 키우면 되지 뭘 걱정입니까?"

자연사만을 권하는...

결국 사흘째

이 시골집에 와서 심은 단풍나무 옆에 수목장으로 하늘나라로 보내야했습니다.

꺄니는 새끼를 밴 것 같습니다

도저히

무리 동물이라지만...

중성화시켜주라고요?

난 그짓 절대 못합니다.

나의 동물사랑은 여기까진가 봅니다.

후회합니다.

알량한 사랑이 이 동물들이 나만 바라보게 했고

이 집에 묶어두게 했다는...

야금이는 진작 나가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외에는 사진에서 보듯 내가 들어간 문쪽만

종일 쪼리고 앉아있습니다.

사랑?

기껏 사료로 잡아두는 게 사랑일까?

종종 즐거움을 보여주기도 하니???

그래도 사료를 주며 더 키워봐?

개를 젓습니다.

묻어주는데 몸이 뒤집혀 나를 쳐다보던

주먹 만한 새끼의 눈 뜬 모습.

그후

아궁이불로 화장하여 보내주기도 했지만...

아른거려 참으로 힘이 듭니다.


올봄부터 꽤 많은 멋진 사진들이 있지만

과거가 돼버린 사진으로 거짓이 될 이야기를 더 이상 쓸 힘이 습니다.

해서

오늘로

이 까만섀끼고양이의 마지막 모습으로...

형제인지 자매인지 먼저 간 동생을 지켜보던...

끝으로

<길고양이관찰기>를 끝내고자 합니다.

죄송하고

감사하며

안타깝습니다.

반려동물...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요?


다음에서

다음 더 좋은 글로 여러분을 만 것을 소망하며

이만 작별하려 합니다.

들려드랄 수만 있다면

내가 기타 껴안고 치며 부르는

옛 팝 <Today>를...

"내일이 올 것을 누가 걱정하느냐.

수많은 내일이 지나가고 또 사라져도

 내 이야기를 쓰는 오늘은 오고 그 오늘..."

가사가 가슴 깊숙이 새겨집니다.

그저 불러보던 노래인데

고양이들을 보내주면서 부르다보니

가사의

You

오늘

이란 걸 알았습니다.

"Today is my moment

and now is my story

I'll laugh,

and I'll cry,

and I'll sing..."

이것이

'오늘 Today

라네요.

"나의 모든 기쁨

이것은 다 나의 것"

이것이

'오늘 Today

라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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