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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짱언니 맘스디얼 Oct 18. 2021

도시 근교 500 평 카페 컨설팅을 가다

500평 규모 카페 컨설팅

아직 건축 중인 500평 규모의 카페를 가보았다. 우와~~~~ 아무래도 내 수강생들은 아직 예비창업자 혹은 중소형 카페 사장님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곳은 처음 가보았는데 들어서는 순간 계속 와~ 하는 소리만 나왔다.

부지만 500평에 건물이 100평이었나? 건축 중이라 아직 휑하지만 벽에서 물이 떨어지는 폭포수와 더불어 큰 나무들, 그리고 가운데는 공간을 두어서 개방감이 장난이 아니다. 거게에 루프탑까지 층별로 있어서 건물 자체만으로도 너무 와보고 싶은 공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건축 중인 카페의 운영을 할 사장님들이 아직 한 번도 카페를 해보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사모님만 일단 다른 카페에서 알바를 두 달 남짓 하고 있다고 하셨다. 그러다 보니 아직 전반적인 운영 프로세스도 하나도 안 잡혀 있을뿐더러 가게에서 어떤 메뉴를 팔지 아예 결정도 못하셨다고 한다.


직접 만든 수제청과 한방으로 달인 대추차, 건강에 좋은 유기농 새싹 과일 주스 이런 것도 해보고 싶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이것은 무리다. 일단 주방을 너무 작게 빼서 건축했고 커피 바도 좀 작은 편이라서 집기도 많이 들어갈 수 없다. 거기에 수제청이건 주스 건 과일이며 채소며 부피를 차지하는 것들이 꽤 많은데 이것을 들일 곳도 마땅하지 않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보기에 여기는 무엇을 갔다 놓아도 다 팔릴 자리이다. 근처에 큰 카페는 아예 없고 건물 자체가 멋지게 지어 나서 곳곳이 다 포토존이다. 거기에 약간 외곽으로 빠진 터라 밤이 되면 별이 그냥 쏟아지다 못해 흐르는 곳이라 분위기가 다 한 곳이다. 인스타그램 마케팅만 조금 해도 금방 자리 잡아 터질 곳이라는 게 눈에 보인다.


그래서 대놓고 사장님께 말했다.


"제 가게는 20평도 안 되는 자리 하나 있는 카페인데요. 아무리 맛있게 한들 손님이 많지는 않아요. 만약 우리 가게 동네에서 음료 한잔에 7500원 8500원씩 받으면 아예 손님이 없을 자리예요. 그래서 답례품 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그런데 사장님 가게는요 아무거나 갔다놔도 다 팔릴 자리예요. 아메리카노 하나에 7500원 해도 팔려요. 물론 맛있으면 재방문율도 높아지고 좋지만 일단은 맛을 기본만 가져가셔도 됩니다. 그러니 눈으로 마시는 예쁜 시그니쳐 메뉴 3~5 가지 정도 만들고 일반적인 커피류와 에이드, 납품받는 베이커리 구색 잘 맞춰놓으면 될 것 같아요."


뭐 각자의 상황이 다르긴 한데 이 경우는 정말 달라도 너무 달랐다. 보통 나에게 창업수업을 들으러 오는 분들은 초기 창업 비용의 예산을 3천만 원에서 1억 정도로 생각하고 오는 분들이 많은 편인데 이 사장님의 경우 벌써 땅값과 건물 짓는 비용만 십억 대가 훨씬 넘어가니 말이다. 거기에 조명이나 가게 인테리어 가구들도 그렇고 주방에 넣는 장비들도 거의 최고급 사양으로 넣을 것이라고 하니 그 금액대는 더 커질 것이다.  냉장고 하나에도 같은 사이즈인데 어떤 브랜드를 넣느냐에 따라서 1대에 70만 원이 차이가 나니 참 내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더 좋은 것을 살 수 있는 거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투자를 한다고 해서 나중에 가져가는 순이익이 아주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지인의 지인이긴 하지만 월 3억의 매출을 내는 가게가 있었는데 남는 것이 5백이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건물이 크면 난방기도 많아지니 전기세부터 시작해서 인건비 등 나가는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세금까지 나가면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원가계산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사장 혼자 있는 1인 가게 중에서도 월 순이익이 1000만 원이 넘는 곳이 있다는 건 그만큼 어떤 메뉴를 만들고 금액을 잘 산정하여 팔아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야기 하면 그건 영업비밀입니다!! 할 것 같아서 살짝 이야기하자면 와플 같은 경우 잘만 만들면 원가가........(여기까지 하겠다) 아무튼 비싼 재료로 비싸게 파는 분도 있지만 저가의 재료로 데코를 잘해서 아주 비싸게 팔 수도 있는 것이 이 카페 메뉴라는 것이다.

참고로 나는 비싼 재료로 조금 남기고 팔려니 힘들어 죽는 것이고... (그래도 이것은 내 사명이다! 우리 아이도 먹을 수 있는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 아무튼 이런 곳을 가면 너무너무 부럽긴 하다.


이렇게 번쩍번쩍한 곳이 내 가게라면 얼마나 좋으랴 ㅎㅎ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지금 이 작은 가게도 운영하기 힘들어서 징징대면서 과연 저 큰 곳은 어찌하겠냐 싶기도 하다. 아 이 콩알같이 작은 나의 그릇은 도대체 언제쯤 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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