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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짱언니 맘스디얼 Nov 13. 2021

수강생 창업 후 멘붕 온 사건

바로 코앞에 경쟁카페가 들어왔다. 당신의 선택은?

아무래도 카페 전반적인 컨설팅을 하러 다니는 나라서 그런가 가끔 보면 좀 위험한 자리들이 있다. 한정된 상권에 이미 카페가 포화될 대로 된 곳들, 참고로 우리 집 앞이 아파트 앞의 작은 동네상권인데 카페가 14개나 된다. 그래서 안 되는 곳은 아예 안되고 잘 되는 곳은 아주 잘되는 것이 뚜렷하게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에 또 카페가 들어오는 걸 보고는 "음.. 분명 시장조사는 다 했겠지? 건물 2개 사이에 또 비슷한 규모의 카페라니..."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 카페 컨설팅하러 간 곳은 유동인구는 많지만 정말 최악의 자리였다.  한 건물 지하에 있는 상권으로 성인 보폭 3걸음 바로 맞은편에 카페가 있다. 즉 마주 보고 커피를 팔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뒤늦게 카페를 연 사람이 잘못한 건가? 그런데 자유경쟁인 시대니까 자신 있음 하는 거지. 하며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아무튼 나는 안 되는 쪽의 컨설팅을 하러 갔는데 딱 봐도 앞집이 잘될 이유는 너무 많다.


먼저 인테리어 자체가 여기는 안에 들어와서 음료를 주문하는 방식인데 바로 앞집은 테이크아웃처럼 되어있고 쇼케이스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앞쪽에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메뉴 자체도 다채롭고 풍성하다. 요즘 유행하는 것은 다 하고 있다. 음료도 가격을 보면 "와~ 이 집 저렴한데? 과일주스가 이것밖에 안 한다고? " 하는 생각이 드는데 거기에 다이어트식 뚱뚱한 야채 샌드위치도 종류별로 하고 있다. 이것도 풍성한 내용물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저기는 박리다매식 장사를 하는 건가?" 할 정도로 메리트가 있었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로 쇼케이스를 장식하니 나 같아도 저기서 먹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좁은 복도에서 줄을 서서 먹는다.




장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왜 인테리어를 이렇게 하셨는지. 가게 평수는 13평 남짓으로 테이블이 5개 정도 들어가는데 사장님은 주부들이 안에서 먹고 갈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테이크아웃면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렸다. 앞 가게는 그냥 지나가다가 봐도 아 여기는 커피 파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사장님 카페는 이미 유리벽으로 막혀 있어서 여기가 가락국수를 파는지 김밥을 파는 곳인지 알 수가 없다.

앞 가게는 그냥 별생각 없이 지나가다가도 쇼케이스에 진열된 샌드위치를 보고 커피 냄새를 맡으면 가서 먹게 되는데 여기는 일단 단절된 느낌이라 손님이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이다. 이미 인테리어를 이렇게 한지라 큰 배너나, 포스터를 이용해서 이 가게가 무엇을 하는 가게인 지부터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메뉴 부면에 있어서도 할 말이 너무 많았다. 앞집과는 다르게 너무 심플한 메뉴 그리고 어떻게 보면 어중간한 가격대다. 아메리카노 같은 경우 아주 고급진 프리미엄 원두를 로스팅한 것으로 커피를 내려 비싸게 받는 방법이 있고 그냥 보통의 원두로 싸게 받는 방법이 있는데 일단 여기는 지하다. 그리고 인테리어 자체가 깔끔하고 예쁜데 밖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고 살짝 번잡스러운 느낌이 유리창으로 느껴진다. 뭔가 아주 고급스러운 느낌은 안 난다. 그러니 고급으로 가기에도 애매하다. 이렇게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니 더 힘든 것이다.


그래서 앞 가게랑 차별화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고민해보면서 몇 가지 안이 나왔다.  그 몇 가지 안중에서 한 가지가 사장님 마음에 들었고 사장님은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조금의 투자는 필요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있어야만 앞 가게와는 다른 메뉴가 탄생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하기로 하고 끝맺었는데 ㅎㅎㅎㅎㅎㅎㅎ 참 세상일이 쉽지 않다.


이 사장님은 이제 내 말대로 나름 큰 포스터도 하고 배너도 했는데 이제 앞집에서 태클이 들어온다. 지하상가 맞은편의 가게다 보니 배너를 가까이했다고 통행에 방해가 된다며 민원을 넣은 것이다. 오 마이 갓! 그러고 나서는 어찌 됐을까? 그냥 전쟁인 거다. 나에게 컨설팅받은 사장님도 그 가게 줄을 똑바로 안 세워서 우리 가게 앞 다 막고 있어서 하나도 안보이니 잘 세워라부터 해서 서로 언성 높여 소리를 지르면서 싸운다.


상도덕이 있니 마니 네가 먼저 했었니 내가 먼저 했었니 싸우다가 마음이 완전 상했버린다. 뭐 그 덕에 사장님은 갑자기 전투력이 뿜 뿜 올라간다. 가게가 잘 안돼서 우울해 죽겠다고 나에게 하소연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저카페는 무조건 망하게 한다. 나 남는 거 많이 없어도 어떻게서든 다 팔아버릴꺼다. 이런 기세로 연락이 오셨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저런 것이다. 저렇게 가격경쟁이 되어버리면 그냥 뭐 니도 죽고 나도 죽자 이런 식으로 되는 것이다. 앞 가게가 먼저 너무 싸게 팔긴 팔았는데...... 참.. 할 말이 없게 된 상황.  이걸 보니 천안 쪽에 또 한분이 생각났다.  신도시에 개인 카페를 얻었는데 한두 달 뒤 던*도넛, 메*커피 들어와서 손님이 확 줄었다고 했었다.




이렇게 가게를 함에 있어서 외부적인 변수는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꼭 그 동네 지역 손님만 잡아서는 답이 안 나온다. 그래서 내가 시작한 것이 온라인 쪽이다.  지역 손님을 잡기 위해서는 대기업과는 다른 작은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이게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자기 성향에 맞게 단골손님을 잡기 위한 작은 마케팅으로 부단한 노력을 할 것이냐 아니면 나처럼 온라인을 뚫어 신규 손님을 맞이할 것이냐 이런 식으로 늘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온라인도 쉬운것은 절대 아니다. 이번에 나는 와디즈 펀딩으로 휘낭시에에 도전해봤다! 그 도전기를 말하자면 또 노력 없이는 힘든 눈물 나는 과정이었다는 거, 그럼에도 드디어 정상적으로 오픈 예정을 했다. 토닥토닥 다음번에는 또 푸념글과 자랑글이 반반 섞일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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