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시골드 Nov 08. 2023

치유, 대체 그게 뭔데?

육아는 치유의 골든타임

치유란, 내가 누구인지 기억해 내는 것이다.


작자미상의 영성가가 한 말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모르게 '나를 찾고 싶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는 걸 알게 되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누구인지 잃었구나. 잊었구나.'


내가 누구인지 기억해 낸다는 것은 내가 '무언가'였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인데, 도대체 나는 무엇이었는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상상도 되지 않았다. 나는 그냥 평범한 가정에서 삼 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별날 것 없는 학창 시절을 보냈고, 대학원까지 공부하다가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인데, 내가 누구인지 기억해 낸다니, 가늠이 잘 되지 않았다. 장녀, 학생, 아내, 엄마라는 역할 외에 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오제은 교수의 자기사랑노트>에 보면 "당신은 이름이 아닙니다. 당신은 역할이 아닙니다. 당신의 몸은 당신이 아닙니다. 당신은 역할 그 이상입니다. 당신은 진정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이 나온다.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싶을 만큼 낯선 질문이었다. 하지만 엄마경력 10년 차, 엄마성장연구소 6년 차가 되어보니 이제 좀 알겠다.



나는 아이를 통해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중이다. '찾았다'가 아니라 '찾아가는 중'이 맞는 표현이다. '이게 나구나!' 느껴질 때면 어김없이 '요건 몰랐지?' 하며 새로운 장애물이 나타난다. 그렇게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내 것이 아닌 것은 버리고, 진정한 나만 남기기 위한 여정 중에 있다.


아이는 나를 괴롭히려고 온 존재가 아니다. 나를 못 살게 굴려고, 내 일을 멈추게 하려고, 내 성공을 막으려고 온 존재가 아니다. 아이는 분명 나를 성장시키러 온 선물이다. 잃어버린 나를 찾게 도우러 온 천사다. 신이 나를 정말 사랑해서 나에게 다시 살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더 채찍질하기 위해 엄마라는 역할이 주어진 것 같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바라보면 엄마 자리는 온전한 나로 회복되기 위한 가장 큰 축복의 자리였다.


그렇게 이 시간을 대하면, 아이가 달리 보인다. 내가 달리 보인다. 남편도 달리 보인다. 나는 원래 타고난 '난 놈'이고 내 아이도 당연히 '난 놈'이고 심지어 내 남편도 그렇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본래 천재였고 순수했으며 자신감이 넘치고 힘 있는 놀라운 아이였다. 그래, 난 그런 아이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런 아이였다.



나는 오늘도 아이를 통해, 잃어버렸던 나의 잠재력을 찾아가고 있다. 당신은 아이를 통해, 잃어버렸던 무엇을 찾아가고 있는가? 오늘 엄마성장연구소 커리어메이킹맘 마스터클래스 수업에서 나온 '무엇'은 감정, 질문, 천재성, 주체성, 근력, 마음, 꿈이었다. 이야기를 하고 보니 각자의 브랜드에서 핵심 가치로 품고 있는 것이었고, 결국 육아가 커리어로 이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가장 나다운 글을 쓰고 싶은가? 가장 나다운 브랜드를 운영하고 싶은가? 가장 나다운 일을 찾고 싶은가? 그렇다면 진짜 나를 찾는 여정에 뛰어들자. 내가 누구인지 기억해 내는 현장에서 우리 아이를 천사로 맞이하자. '내가 꿈꾸던 이상적인 나'가 '진정한 나'였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믿어질 때까지 함께 가자. 믿고 나면 삶의 모든 영역에서 기적이 쏟아질 테니, 기대하시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