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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달 Sep 15. 2020

날마다 걷는데 왜 살이 안 빠지죠?

힘들지 않으면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

2020/9/15/화


“저 날마다 만보를 걷는데 살은 왜 안 빠지는 걸까요? 새벽달님은 걷기 효과 있으세요?”


 막 강연장을 빠져나가려는데 한 엄마가 다가와 겸연적은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물었다. 귀여워.. 나도 했던 고민이고 그것 때문에 바짝 약이 오른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줬다 “아 그렇죠? 그게 그렇더라고요. 걷기는 살이 안 빠지더라고요.” 서둘러 나가야 해서 대안에 대해서는 말을 못 이었다.  


“그런데요 선생님, 저...솔찍히 말씀드릴께요. 저 거의 몇시간 낭독하고 녹음했어요. 그런데 이게 최선이예요.”


봄쌀영어다마고치 수업 도중 봄쌀 님이 나한테 한 고백이다. 특정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영어로 외워서 말하는 숙제검사를 하던 중이었다. 날마다 카톡으로 보내는 영어낭독은 꽤 속도감있게 잘해서 기대를 했었는데, 외워서 말하는 테스트를 해보니 생각보다 속도감이 안 나고 더듬더듬 말하길래 이상하다 싶었다. 낭독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았던 걸까? 추측하며 말했더니 나온 대답이었다. 날마다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걷고, 열심히 낭독연습을 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할 노릇이다. 하면 된다더니 해도 안되잖아. 짜증도 하루이틀이지 얼마 가지 못해 포기하고 멈추게 된다.   


왜 날마다 호수공원을 돌고, 날마다 영어 낭독을 하는데 눈에 띄는 성과가 없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힘들지 않아서. 땀나지 않아서이다. 그것이 체력이든, 영어 말하기 실력이든, 피아노 실력이든, 글쓰기이든, 무엇이든, 그것을 익히고 연습하는 시간동안 “힘이 들지 않았다”면 그것은 “제대로” 한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운동효과를 얻으려면 땀이 나야 한다. 땀은 힘들어야 난다. 내 능력보다 조금더 무리를 해야 땀이 난다. 더이상 뛰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하는 순간까지 버텨야 비로소 땀이 난다. 푸시업을 6개까지는 하겠는데 8개 이상 하면 팔이 부러질 것 같아, 하는 순간을 넘겨야 비로소 근육이 생긴다. 그것이 유산소운동이든 근력운동이든 얼굴이 벌개지고 땀이 비오듯 이마에서 얼굴을 타고 내려와야 하고. 가슴골에서 겨드랑이에서 땀이 줄줄 흘러야 제대로 운동을 한 것이다. 하지만 호수공원을 슬렁슬렁 걷거나 시원한 나무로 둘러쌓인 숲길을 천천히 걷는 행위는 고통스럽지도 힘들지도 않다. 땀도 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건 운동이 아니라 그냥 마실나와 휴식을 취한 것이다. ‘힘’도 들지 않았고 ‘땀’도 나지 않았다면 그것은 운동을 한 것이 아니므로 운동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포기할정도로 힘들진 않으면서 땀이 나게 할 수 있을까?

그 방법 또한 의외로 간단하다. ‘시간’ 그리고 ‘거리’를 체크하면서 걸으면 된다.


아직 뛰는 것이 익숙치 않은 사람은 무리해서 달리기를 시작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근육과 체력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는 것은, 발이 땅을 디딜 때마다 체중의 6배에 달하는 충격을 무릎과 몸에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들었다. 어설프게 달리기를 시작해서 몸을 상하게 하는 것보다는 빠르게 걷기를 추천한다. 평소 걸음의 1.5배 속도로 빠르게 걷기. 이것을 목표로 삼아 시간을 재면서 걷는 것이다.


예를들어 평소에 1킬로미터를 걷는데 15분이 걸리는 사람이었다면 목표를 12분으로 당겨보는 거다. 경보선수처럼 빠르게 걷기와 병행해야 할 것은 팔동작이다. 단단한 아령을 들고 있다는 마음으로 팔에 힘을 주고 의식적으로 크게 흔들면서 걷는 파워워킹을 하다보면 절로 윗배와 복근에 힘을 주며 걷게 되는게 이는 코어근육을 키워준다. 시간과 거리를 재면서 빠르게 파워워킹을 하다보면 슬슬 달리고 싶은 욕심이 스믈스믈 생긴다. 달리기도 역시 시간과 거리를 재면서 전략적으로 뛰어야 한다. 예를들어 처음에는 2분을 쉬지않고 달리기를 시도해본다. 2분이란 시간이 이렇게 길었나 싶을 것이다. 그렇게 2분을 뛰어 숨이 차오르면 1분은 걷는다. 그리고 2분 뛰기, 그리고 1분 걷기. 이 패턴이 만만해지면 3분동안 멈추지 않고 뛰다가 1분 걷기. 그 다음주는 4분동안 멈추지 않고 뛰기. .그리고 5분. .그리고 6분 뛰기. 이렇게 거듭하다보면 7분동안 쉬지않고 1킬로를 뛰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시간과 거리의 ‘기록’ 재면서 운동을 하면 벽돌깨는 마음으로 기록을 깨는 재미가 있어 얼굴에 흐르는 땀이 힘이 드는게 아니라 힘이 되어 짜릿하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마냥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늘어지게 듣고 따라하면서 더듬더듬 외우는 것보다는 1시간, 30분을 초집중해서 끝내는 편이 효율면에서 좋다. 피아노 연습도 그렇지 않은가. 2시간 3시간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고 해서 피아노실력이 느는 것 아니고 다만 30분을 연습하더라도 안되는 부분을 ‘의식적으로’ 들으면서 소리르 연구하고 연습해야 하듯 영어도 그러하다. 만약 특정 발음 낭독이 잘 안되면 그 발음이 될 때까지 반복해서 집요하게 입을 열고 연습해야 한다. 특정 부분 영어소리가 죽어도 안들리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1) 배속을  늘리던가 2) 정답인 텍스트를 보면서 그 부분을 수십반 반복해서 듣던가 3) 안들리는 그부분을 내가 낭독녹음해서 수차례 듣던가. 이런 저런 합리적인 방법들을 적용해서 ‘의식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예를들어 아리랑뉴스 낭독녹음 숙제도 그렇다. 첫날은 한 꼭지 뉴스를 낭독하는데 4분이 걸렸다면 그 다음날은 의식적으로 3분 30초 안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속도감있게 낭독 가능하도록 연습을 해야한다. 3분 30초가 내가 깨야 할 ‘목표기록’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을 측정하면서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가며 연습을 해야 한다. 마냥 시간이 늘어지는 연습을 지양하자.


힘이 들어야  그것이 나에게 힘주는 실력이 된다.

힘이 들어야 힘이 되어 준다.


내가 하고 있는 운동이, 영어공부가, 글쓰기가, 드로잉이 만약 ‘힘’이 들지 않고 할만하고 재미있다면 경계하라. 그것은 당신이 멈춰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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