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으로 치면 최저시급도 안 되고, 남들보다 적게 벌고, 율이한테 화내기도 했는데 나는 아직도 블로그를 한다.
왜일까?
첫 번째 이유는, 돈은 적어도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출근 전에 그냥 누워만 있던 시간이 이제는 글을 쓰는 시간이 됐다. 쓸데없이 핸드폰만 보던 시간이 사진을 편집하는 시간이 됐다.
숫자는 작지만, 그 시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결과였다.
두 번째 이유는, 글 쓰는 게 재밌어서다.
체험단 가서 새로운 장소를 경험하고, 사진 찍고, 그걸 글로 풀어내는 과정이 즐겁다. 어떤 각도로 찍을까,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좋다.
돈을 떠나서 글 쓰는 것 자체가 재밌다.
세 번째 이유는, 성장하는 느낌이다.
처음엔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어색했는데 이제는 보정도 하고 구도도 생각한다. 글도 처음보다 훨씬 나아졌다. 릴스도 2시간 걸리던 게 이제는 1시간이면 만든다.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인다.
네 번째 이유는,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다는 것이다.
댓글로 "공감돼요", "도움됐어요" 같은 말을 남겨주는 사람들이 있다. 브런치 하트를 눌러주는 사람들이 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는다는 게 신기하고 뿌듯하다.
혼자 쓰는 일기가 아니라 누군가와 나누는 이야기다.
다섯 번째 이유는, 워킹맘으로서 내 정체성이다.
학원 데스크를 지키는 시간, 율이를 돌보는 시간 말고도 나는 블로거라는 정체성이 생겼다. 글을 쓰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
그게 나를 좀 더 나답게 만들어준다.
생각해보니 쉽게 질리는 내 성격에 5달을 꾸준히 블로그를 쓰는 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천천히 가도 된다'는 건 내 주문 같은 거다.
내가 지치지 않기 위한 주문.
그리고 나는 목표가 있다.
이 블로그가 우리 가족의 행복한 비상금이 되어주길 바란다. 좀 더 좋은 걸, 아니면 좀 더 나은 걸 보여주기 위한 엄마의 작은 노력이다.
그래서 오늘도 블로그를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