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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달 모나 Monah thedal Apr 19. 2023

독립출판 작가의 대책 없는 책방 여행기

책이 전국 곳곳으로 팔려 나가자 너무 기쁜 나머지 시작한 에세이

비디오 에세이로 담아 보았다. 내 책 찾아 떠나는 작은 책방 여행기 preview


책을 만들었다. 내 이름을 내건 소설.

3번의 퇴고를 거치고, 3번의 표지 수정을 보았다. 작성은 2달, 제작에는 1달가량의 시간이 걸린 나의 책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았다.


정말 뿌듯했다. 책은 다 늙은 세월에 출간하게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날’은 빨리 당도했다. 눈물과 감동의 첫 책은 독립출판 유통사에 보내졌고, 온라인 서점들에도 업로드되었다. 나는 그렇게 852번째 독립출판 제작자, <나의 작은 아기 사자>의 저자가 되었다.     


나의 첫 소설 < 나의 작은 아기 사자 >


그리고 두 달 동안 책을 잊고 있었다. 사실 정말 잊어버린 건 아니었다. 가끔 유통정보시스템에 들어가 어느 곳에 내 책이 입고되었는지를 슬쩍슬쩍 확인했다. 하지만 사이트를 들어가기 전에는 언제나 심호흡이 필요했다.      


두려워서였다. 난 독립출판 작가였다. 주변에 내가 책을 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모두 익명의 낯선 이들에게 팔려 나가게 될 나의 책. 여러 멋진 책들 사이에서 내 책은 그다지 큰 이점이나 장점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최대한 판매 내역을 보기를 자제했다. 아무도 내 책을 보지 않을까 봐. 그래서 정말 초라해질까 봐. 일부러 판매 내역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독립출판 유통정보시스템 '인디펍'을 통해 출간했다. 나는 852번째 독립출간 제작자. 현재는 900번 대가 넘어갔다.


하지만 의외로 책은 팔렸다. 인기 도서도 아니었고, 대단한 판매 수량도 아니지만. 내 책은 한 권씩, 두 권씩, 세 권씩.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제작한 책의 절반하고도 훌쩍 넘는 권수가 팔리자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독립 출간한 익명의 저자 1의 이야기를 들여다봐 준 곳은 어디일까. 또 누구일까.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가장 좋은 건 책을 구매해 준 개개인을 일일이 만나는 것이겠지만, 모든 사람들을 만날 방법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만나고 싶은지도 확실치 않다. ^^;;) 그래서 사람을 찾는 대신, 내 책이 입고된 서점을 찾아가기로 했다.      


현재까지 내 책이 입점한 서점은 총 10곳, 온라인 서점까지 포함하면 13곳 정도이다. 대형 온라인 서점을 제외하면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책방들이다. 모두 독립 출간한 서적들만큼이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간직한 곳. 고유의 색깔을 담뿍 담은 공간들이었다.     


그들의 공간을 방문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또 써 보려고 한다. 새로운 곳에서 만날 또 다른 나의 이야기는 어떨까. 그들의 이야기는 또 어떤 모습일까. 벌써부터 설렌다.





그달 모나 Monah the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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