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슈 : 네이버, 다시 한번 오프라인

나 홀로 씽크빅_네이버페이와 네이버플레이스

by 모나미연필

한동안 네이버는 오프라인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스마트플레이스, 예약, 네이버페이까지 분명히 연결되어 있었지만,

그 방향은 언제나 ‘검색 이후의 온라인 전환’에 가까웠죠.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네이버의 시선은 분명히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저 "연결해야 할 채널"에서 "이해하고 나아가야 할 세계"로요.


오프라인 자영업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실제로 어떤 매출이, 어떤 시간대에, 어떤 방식으로 발생하는지는

플랫폼 입장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 영역이었습니다.


결제는 있었지만 데이터는 조각나 있었고, 맥락은 없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네이버가 다시 오프라인을 보기 시작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단순히 온라인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의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오프라인을 읽어내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 ‘결제’라는 사실을, 꽤 늦지 않게 깨달았기 때문이죠.





Npay Connect : 결제를 하지 않기 위한 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의 Npay Connect 단말기



네이버페이가 내놓은 Npay Connect는 겉으로 보면 평범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과연 이 비즈니스가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인가"라는 생각만이 가득합니다.


네이버는 직접 POS를 만들지도 않고, VAN사와 경쟁해서 승인 수수료를 가져가려 하지도 않습니다.

기존 POS사, VAN사와 연동해 결제는 그대로 두고 데이터만 연결할 뿐이죠.


그래서 VAN FEE를 얻는 보통의 결제 단말기 사업과는 궤를 달리하고

애초에 결제 수수료를 먹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업계 담당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선택은 꽤나 의도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결제 수수료는 규모의 싸움이고, 이미 포화된 시장입니다.

하지만 가맹점 단위의 상세 매출 데이터는 아직 누구도 제대로 쥐고 있지 않죠.


Npay Connect의 본질은 결제가 아니라 연결입니다.


가게에서 하루 동안 벌어진 모든 매출 흐름을,

네이버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흘려보내는 파이프라인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해 "매장에서 발생되는 모든 데이터를 얻기 위한 기반"이라고 정의할 수 있죠.




네이버페이 : ‘단순 매출’이 아닌, ‘돈의 흐름’을


여기부터는 기획자로의 제 해석입니다 :)

- 단순 비난은 언제든 환영이에요....


네이버페이가 결제 수수료를 과감히 포기하면서까지 이 데이터를 손에 쥐려는 이유는 명확해 보입니다.

진짜 매출은 '결제'가 아니라 매장의 매출 데이터로부터 제공될 '금융 서비스'에서 나올 것이라고 봐서죠.


Npay Connect를 통해 상세 결제 정보를 담게 된다면, '시간대별 매출 추이, 결제 수단별 비중, 요일별 패턴, 심지어 특정 기간의 매출 변동까지' 네이버는 이 데이터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기존 금융권이 하지 못했던 정교한 금융 상품을 제안할 수 있게 됩니다.

네이버페이의 사업자 대출 중개

예를 들어, 사장님들은 ‘대출’라는 생존의 문턱에서 굳이 “우리 가게 장사 잘돼요”라고 본인의 매출을 상세히 입증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게 됩니다. 네이버가 이미 그 가게의 체력을 데이터로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매출 흐름이 안정적인 가맹점에게는 '선정산 서비스(네이버가 정산을 빠르게 대신해주고, 매출을 차후에 수취)'를 제공하며 실질적인 운영의 숨통을 틔워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추가적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사장님에게는 '다양한 경제적 대안과 편리함'이라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고, 네이버는 그 대가로 기존 VAN FEE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네이버페이에게 Npay Connect는 단순한 결제 도구가 아닙니다. 고수익 금융 사업이라는 거대한 성을 쌓기 위해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길러내는 ‘가장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인 셈이에요.





네이버플레이스 : 더 ‘지도에 묶어놓기’ 위한 하나의 수단


네이버플레이스 역시 오프라인과의 연결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POS사와 매출 데이터를 연동하고 있구요, 플레이스의 쿠폰과 포인트를 연동하려 하고 그리고 최근에는 예약(웨이팅)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하죠.

스마트플레이스의 플레이스플러스


하지만 플레이스는 단순히 가맹점주들의 더 많은 고객 유치, 그리고 매장 운영 지원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만 해석하면 이 흐름의 본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네이버플레이스가 진짜로 집중하는 대상은 가맹점주보다는 지도를 사용하는 고객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사용자의 오프라인 동선 전체를 자사의 지도 생태계 안에 가두고 싶어 합니다. 검색으로 장소를 찾고, 예약으로 방문을 확정하고, 결제와 동시에 혜택을 챙기며, 다시 그 장소를 리뷰로 기록하는 모든 과정. 이 흐름이 지도 안에서 끊김 없이 이어질 때, 지도는 단순한 길 찾기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오프라인 생활 패턴' 그 자체가 됩니다.


무엇보다 네이버는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화 추천'이라는 강력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합니다. 내가 자주 가는 식당의 취향, 방문 시간대, 결제 패턴을 분석해 다음 목적지를 제안하죠. 사용자는 "네이버가 나를 잘 안다"는 편리함에 취해 더욱 지도에 깊게 묶이게 됩니다.


이 정교한 데이터는 결국 네이버의 본업인 광고로 회귀합니다. 사용자의 실제 동선과 취향을 알고 있다면, 온라인 배너를 넘어 특정 지역의 옥외 광고나 로컬 광고 프로덕트까지 훨씬 더 높은 효율로 집행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자주 가는 골목의 전광판에서 내가 좋아할 만한 카페의 광고가 나오는 식이죠.


결국 플레이스는 사장님을 돕는 '착한 도구'의 탈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용자를 네이버 지도라는 거대한 인터페이스 안에 더 오래 머물게 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광고 자산으로 치환하는 락인 전략의 핵심인 셈입니다.




그래서 네이버는..



이 모든 흐름을 종합해 보면, 네이버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꽤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는 POS를 팔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고, 결제 수수료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네이버가 원하는 것은 한국 오프라인 상권의 ‘데이터 플랫폼_최종버전’에 가깝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매출이 늘고 있는지, 어떤 업종이 살아나고 있는지, 어떤 가게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지. 그 위에 금융이 얹히고, 광고가 붙고, 추천과 예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합니다.


마치 가게를 돕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네이버는 한국의 모든 가게를 이해하려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해한 뒤에, 그 위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다음 선택지를 제시하려는 것입니다.


네이버의 오프라인 진출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건 단순한 결제 이야기라기보다는,

현실 세계를 데이터로 읽어내려는 플랫폼의 이야기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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