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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뮤지엄과 기술이 발맞추어 나아가는 법

시즌 1 디지털기술과 뮤지엄

뮤지엄과 기술이 발맞추어 나아가는 법

 

 우리 뮤지엄에 놀러 오지 않겠니? 라는 단순한 초대로는 뮤지엄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일 수 없겠죠. 오늘날 뮤지엄은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해진 관람객을 어떻게 뮤지엄으로 초대할 것인가에 대해 새로운 방안을 연구하고 있어요. 흥미를 일으키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도 뮤지엄이 지속해야 할 소장품에 대한 연구도 널리 외부로 알리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을지 늘 고민하고 있죠. 뮤지엄들이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했던 여러 시도 중에 오늘은 문화유산의 디지털화 작업에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디지털 세상은 다 되는 거 아니었어? ☞ 이것이 바로 지식교류가 필요한 이유

 기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뮤지엄이 갑자기 소장품을 디지털화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겠죠. 예를 들면 뮤지엄은 기술을 잘 모르니까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알지 못할 테고, 기술전문가들은 ‘완벽한 촬영을 위해 작품을 분해하면 안 되나요? ‘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뮤지엄은 기술전문가와 뮤지엄이 서로가 가진 지식에 대해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지식교류를 통해 내부 역량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는 지식교류가 단순한 개개인의 발전, 기술개발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협력하여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의 뮤지엄 역량강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말했어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는 교류가 있어야만 뮤지엄의 소장품 디지털화 작업을 수행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뮤지엄이 다양한 전문가들과 지식교류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역량 강화는 다음과 같아요.

 유네스코(UNESCO)는 이 역량강화에 대해 뮤지엄의 실무자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지역사회와 네트워크 모든 사람이 협력하여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역량강화를 위한 지식교류는 단순한 지식의 이관이 아닌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역할을 인 피어 투 피어 (P2P)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뮤지엄의 소장품 디지털화 작업을 수행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다음의 사례들은 뮤지엄과 디지털 기술 전문가가 함께 협력하여 디지털분야 역량강화를 추진한 사례입니다. 뮤지엄별로 어떻게 역량강화를 이루어냈는지 살펴보기로 해요!


영국 우편 박물관, 우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우리가 다 알려줄게!

 영국의 우편박물관은 2017년 재개관하여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우편박물관이 소장한 소장품들은 1840년 최초의 우표인 페니블랙에서부터 지금까지 우표생산의 모든 공정에 관한 기록이 담겨있습니다. 280여 개의 인쇄판과 1,300여 개의 다이와 롤러와 같은 소장품을 대부분이 우편박물관의 금고 안에 보관되어 있어,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어요.

 우편박물관은 금고 안에 꽁꽁 숨겨져있던 소장품을 3D 디지털 오브젝트로 형상화 하여,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잡았습니다. 또 동시에 우편박물관의 풍부한 역사와 소장품의 다양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UCL(University College London)의 기술전문가들과 협업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편박물관은 우표를 찍어내는 기구들이 모두 반사성이 높은 강철로 이루어져 있어 촬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촬영을 위해 소장품을 외부공간으로 이동하여 촬영하고자 했던 디지털 전문가와 보안, 소장, 등의 이유로 소장품의 위치를 변경할 수 없었던 뮤지엄은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밖에 없었죠.

 이 문제에 대해서 큐레이터와 디지털 스캐닝 양쪽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먼저 작품을 이동하지 않고,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레이저스캐닝을 반복했어요. 이 과정에서 또다시 현장의 조명과 공간에 의한 문제가 또 발생했죠. 양 전문가들은 계속적으로 회의를 했고, 비교적 크기가 작은 소장품들은 UCL 연구실로 이동하여 레이저 스캐닝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미세한 세부사항은 PTM 영상돔으로 기록하여 양측에게 공유하였고 가장 적합한 영상 기술을 선정하여 3D오브젝트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PTM: HP사의 새로운 이미지 포맷, 변화하는 빛 방향 아래에 있는 물체의 모습을 표현할 때 사용됨

(왼)외부 환경이 통제된 상태에서 진행된 컬러 레이저 스캐닝 - 플린트록 권총(1816-1841), (오)0.1mm 해상도로 기록된 권총에서 3D 스캔

 우편박물관은 지하에 있는 메일 레일을 본격적으로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자 3D 스캐닝을 진행했습니다. 3D 스캔 작업이 완료되기 전에 메일 레일의 공간의 느낌과 과거의 분위기를 레이저 스캐닝 작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따라 현재 우편박물관 맞은편에 존재하는 메일 레일을 VR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기존과 다른 형태의 우편박물관의 느낌을 주며 새로운 형태의 관람객을 유입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했습니다.

영국 런던의 우편박물관 ©the Postal Museum

Wel(1)come@3D: 웰컴컬렉션, 3D 인쇄의 보급화

 영국의 약사인 헨리 웰컴의 소장품을 모아둔 곳이 바로 웰컴컬렉션인데요. 웰컴컬렉션은 약학, 과학,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장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웰컴컬렉션은 2015년 처음 소장품 디지털화를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좌절되었다가 2016년 UCL과 함께 다시 소장품 디지털화를 추진하게 되었는데요, 한번 고배를 마셨던 만큼 웰컴컬렉션이 주목했던 것은 바로 저가의 사진 측량 기법입니다. 따라 이 연구는 보급형 카메라와 저렴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소장품 측정 솔루션 보급을 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왼)3D 모델링으로 제작한 헨리웰컴의 마스크 ©Welcome Collection, (오)측량을 위해 3D box에 소장품을 올리는 웰컴관리자

 웰컴컬렉션이 진행한 연구 또한 뮤지엄과 디지털화 전문가가 회의를 통해 양측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게 먼저였습니다. 사내 워크샵을 통해 웰컴 내부의 사진작가들이 보급형 장비를 사용하여 3D 캡쳐 및 모션 작업에 대해 파악할 수 있도록 했죠.  이 교육에서 “스케치파브"라는 웹사이트에서 헨리 웰컴의 3D 마스크를 제작해 보며, 3D 모델링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 전문가들의 의견과 이야기를 듣기 위해 웰컴은 기술 박람회에 참여하며  웰컴컬렉션이 진행하고자 하는 소장품의 디지털화 작업에 대한 자문을 구했습니다. 웰컴은 이 기술 박람회에서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닌 AR, VR로의 컬렉션 디지털 보급, 3D 애니메이션화 등의 다양한 방향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제 촬영 진행 시에는 소장품의 희귀성 및 파손에 대한 우려와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해 전문 스튜디오가 아닌 곳에서 촬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전문 스튜디오의 일부 특성을 재현해 내고자 비용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휴대용 스튜디오 3D box를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이 3D box 또한 비용이 저렴하고 휴대성이 용이하여 보급화에 가장 중요한 비용과 편의성 모두를 확보하였습니다.

 이렇게 촬영된 이미지로 “스케치파브”, “구글폴리” 와 같은 사이트를 활용해 3D 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고 VR 콘텐츠로 게시하는 방법 등을 제안하며  디지털 유산의 3D 모델링 보급화를 위해 다양한 기술 전문가와 협력하며 교류하였습니다.

 웰컴컬렉션은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하기보다는 내부 전문가들이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고 자체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기관 자체가 디지털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계속적인 자체 교육과 외부 교육을 통해서 웰컴컬렉션만의 저비용 스캐닝 방법을 개발하였고 다른 뮤지엄에게도 디지털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확대하고자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답니다.


독일 해양박물관의'브레멘 호'

브레멘호의 모습 ©Deutsche Schiffahrtmuseum

 독일 해양박물관(Deutsche Schiffahrtmuseum)은 14세기 무역 난파선인 “브레멘 호”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브레멘 호는 최초의 중세 무역 선박으로 보존이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브레멘 호는 약 60년 전 회수된 이후 2000년까지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었어요. 2000년 당시에 대중에게 공개하려고 했으나 배의 변형이 관찰되어 배의 보존 방법에 대해 새로운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논의와 회의 끝에도 향후 배의 형태의 변형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과 더불어 당시 배의 모습에 대한 디지털 기록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해양박물관은 브레멘 호를 공개 전시하는 것보다 현재 상태를 과거와 비교하는 평가가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브레멘 호의 현재 모습에 대한 디지털 기록화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브레멘호의 고도화된 디지털 모델링 모습  ©Deutsche Schiffahrtmuseum

https://www.youtube.com/watch?v=w9raQGwjwC0&feature=youtu.be       


 브레멘 호의 변형을 지속 모니터링하기 위하여 3D 레이저 스캐닝, 토탈스테이션을 이용한 측량(거리와 각도 함께 측량), SfM(Structure from Motion) 사진을 통한 측량 총 3가지의 방법을 통해 선박의 3D 모형 획득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대형 선박이었던 만큼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했고, 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외부 과학 전문가를 선정해 함께 목표를 선정하고, 토론, 기술테스트 결과평가의 과정을 양측 전문가가 함께 수행하면서 서로의 지식을 교류해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독일해양박물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유산 보존대책의 중요한 방법인 3D 기하학 모니터링의 개발을 이루어냈습니다. 2017년에는 “보존 선박 모니터링(Monitoring of Preserved Ships)”이라는 공식 회의를 개최해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뮤지엄들과 함께 각자의 결과를 공유하였고, 브레멘 호의 3D 모니터링 기술을 다양한 뮤지엄들에게 보급하고자 하였습니다.


우리 뮤지엄에 딱! 맞는 기술이 KEY POINT!

 앞선 3가지 사례는 뮤지엄과 디지털 기술 전문가가 지식을 교류했다는 공통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같은 3D 스캐닝 기술을 사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각 뮤지엄마다 추구하고자 했던 목표와 접근 방식, 그리고 해결방안이 완전히 달랐어요. 이 세 가지 사례를 통해 뮤지엄이 3D 기술을 기관의 목적과 부합시키기 위해 단순히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뮤지엄에 맞게 기술을 변형하고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뮤지엄들이 각자에 맞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켜나간다면, 학문적 연구, 유산 보존 및 관람객의 참여 등에 다양한 분야에 도움이 되겠죠! 디지털 역량강화를 통해 전문가와 대중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뮤지엄! 앞으로의 행보도 계속 지켜봐주세요!






REFERENCES

・Capacity Building and Knowledge Exchange of Digital Technologies in Cultural Heritage Institutions. Museum International, 70(1-2), 48-61.

・https://artsandculture.google.com/exhibit/the-so-called-bremen-cog/owKSqVwIBfJG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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