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Q
며칠 후, 다시 설아연 기자가 면회실로 찾아왔다.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단호하고, 차분했다. 이번엔 그녀가 무언가를 찾았다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서류를 꺼내 김원효 앞에 내밀었다.
“당신의 옛날 사진을 찾았습니다.”
김원효는 무겁게 고개를 들어 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 속에는 한때 자신이 무대 위에서 연극 배우로 활약하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무대 조명 아래, 그는 대사를 외우며 관객들을 향해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있었다. 그때는 모든 것이 좋았다. 연극 배우로 성공할 줄 알았던 그 시절. 하지만 그 사진을 보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뭔가가 서서히 부서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환영이 다시 밀려들었다.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이 서서히 왜곡되며, 과거의 기억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무대, 조명, 그리고 그 후의 공허함. 그는 무대 뒤에서 뭔가를 받았다.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와 약물을 건네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숨을 헐떡이던 자신. 그는 고개를 숙이고, 손이 덜덜 떨렸다. 기자가 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요? 물을 가져다드릴까요?” 그녀는 재빨리 형무소 관리자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원효의 눈은 이미 먼 곳을 향해 있었다. 그는 서서히 과거 속으로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