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수갑에 묶인 나를 취조했다. 방은 차가웠다. 형광등 불빛이 눈을 찔렀다. 빛은 희미하게 깜박였다. 콘크리트 벽은 습기와 먼지로 더러웠다. 책상 위엔 커피 잔 자국이 얼룩져 있었다. 경찰은 내 인적정보를 넘겨 보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누가 밤 중에 피를 흘리며 뛰어다녀요, 술을 마신거에요?"
나는 무심히 대답했다. "진정제같은건 안 먹어요."
경찰은 내 팔뚝을 바라봤다. 그의 눈살이 다시 찌푸려졌다. 벌어진 팔뚝의 상처들. 그 위로는 이미 흘렸던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그의 눈빛에 혐오가 스쳐 지나갔다.
"정신과는 가봤어요?"
나는 침묵했다. 긁혀 터진 흔적들. 다시 몸이 가렵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피부 아래에서 용이 속삭였다.
"저 경찰관. 텅 비었어."
"봐, 저 팔뚝을." 용의 목소리. "너와 다르지. 붉은 루비 같은 속은 없어."
나는 경찰의 팔뚝을 힐끗 봤다. 그의 혈관은 푸른색으로 보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은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것도 없다.
용이 다시 속삭였다. "그는 빈 껍데기야."
나는 팔뚝을 내려다봤다. 벌겋게 부푼 자국들. 그 안에서는 피가 맥동하고 있었다. 쿨렁이며 혈관 속을 흐르는 피가.
나는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