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연극

용의자Q

by 미히

어두운 방 안, 사람들은 촛불만을 의지한 채 교주 앞에 모여 있었다. 희미한 빛 속에서 교주의 눈빛은 깊은 신앙과 광기가 뒤섞여 있었다. 그는 천천히 무대처럼 꾸며진 제단 위를 걸으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 신도들은 숨죽이며 그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렸다.


“우리는 '연교'입니다.”

교주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어갔다. “우리 종교는 연극을 통해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김원효는 무언가 불안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연극으로 하느님께 다가간다니, 그 말은 낯설면서도 매혹적이었다. 교주는 손에 들고 있던 성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이 성서를 재현해낼 것입니다. 마지막 한 장면까지, 우리는 이 연극을 완성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주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며 숨을 들이켰다. “하느님을 그 연극에 초대할 겁니다.”


순간, 방 안은 정적에 휩싸였다. 신도들의 눈빛은 교주에게로 고정되었고,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었다. 김원효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하느님을 연극 속으로 초대한다고? 도대체 어떻게?


교주는 천천히 고개를 내려 신도들을 하나하나 응시했다. “하느님은 지금도 우리의 연극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어느 순간, 그분은 우리 곁에 나타나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이 오더라도 우리는 흔들림 없이 연극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그는 한 손을 내밀어 제단 위의 촛불을 가리켰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는 완벽한 연극을 해야 합니다. 메소드 연기를 통해서만, 우리는 진정한 신앙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김원효는 메소드 연기라는 말을 듣고 몸이 일순간 굳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과거 연극 무대에서 느꼈던 긴장감과 몰입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교주가 말하는 것은 그것보다 훨씬 깊은, 훨씬 광적인 것이었다. 그들이 신앙을 연극으로 표현하고, 그 안에서 신을 기다린다는 이 모든 설정은 그를 사로잡았다. 어느새 김원효는 교주의 말을 믿고 싶어졌다. 아니, 믿고 있었다.


교주는 그 말을 끝으로 촛불을 바라보며, 천천히 불었다. 촛불이 꺼지며 방 안은 잠시 동안 어둠 속에 잠겼다. 그리고 다시 불이 켜지자, 신도들은 하나씩 제단 앞으로 나갔다. 꿀꺽, 꿀꺽, 그들은 성수를 받아 마셨다. 그 과정은 의식이었다. 그들이 하느님께 다가가는 행위의 일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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