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Q
그날 저녁, 그는 집으로 스크립트를 받았다. 김원효는 종이 위에 적힌 글씨를 천천히 따라 읽었다.
장소: 마로니에 공원, 시간: 6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것이 준비된 대로였다. 그는 늘 하던 대로 스크립트를 완벽하게 외운 후, 종이를 천천히 불 속에 던져 넣었다. 종이가 타들어가며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두 손을 모은 채, 그는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일, 마로니에 공원. 6시. 연극에 방문해주시옵소서.”
교주는 분명 하느님께서 그 연극에 직접 참여할 날이 올 것이라 했다. 그날이 바로 내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김원효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는 깊은 신앙심으로 두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