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Q
김원효는 서류 봉투를 뒤로 하고, 그 안에서 칼을 꺼냈다. 이 장면도 연극의 일부였다. 스크립트대로 움직이는 것, 그것이 그의 임무였다. 칼날이 빛을 받으며 반짝일 때, 그는 미소를 지었다.
기자는 말을 잃은 채 뒷걸음질쳤다.
“무, 뭐하는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그들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김원효는 기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그녀의 몸에 찔러넣었다.
한종서 기자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는 공원을 가로질러 울려 퍼졌다. 주변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했고, 순식간에 공원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누군가 경찰을 부르라는 외침이 들렸지만, 김원효는 그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는 완벽하게 연극 속에 있었다.
피가 그의 손에 묻었지만, 그는 차분하게 그녀의 몸을 땅에 내려놓았다. 그녀의 눈은 감겼고, 몸은 축 늘어졌다. 김원효는 그저 연극의 막이 내린 것처럼 모든 것을 끝냈을 뿐이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멀리 있는 종교 지도자를 바라보았다. 평상에서 그를 지켜보던 지도자의 자리. 그러나 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
지도자는 사라졌다. 마치 그가 애초에 그곳에 없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