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0 댓글 1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희망의 결합

by 미히 Mar 06. 2025
아래로

하얀 궁전 앞마당은 환상의 세계를 연상케 했다. 햇빛이 부드럽게 내리쬐며 대리석 바닥을 은은하게 비추었고, 결혼식장은 온갖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붉은 장미, 하얀 백합, 노란 튤립이 아치형 구조물을 감싸며 생기를 더했다. 그 아치 아래 공주는 우아한 자태로 서 있었다. 그녀의 드레스는 최고급 비단으로 만들어졌으며, 섬세한 손길로 수놓아진 장미 꽃잎 장식이 드레스를 따라 흐르며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다. 머리에는 반짝이는 티아라가 얹혀 있었고, 그 보석들은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그녀는 왕국의 중심이자 희망의 상징으로 우뚝 서 있었다. 백성들은 그녀를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왕은 당당한 걸음으로 공주에게 다가갔다. 그의 망토가 바람에 부드럽게 펄럭였고, 금빛 단추가 달린 제복은 그의 위엄을 드러냈다. 그의 눈은 공주를 향해 따뜻하게 반짝였다. 그는 공주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신뢰와 기대가 담겨 있었다. 잠시 후, 왕은 목소리를 높여 선언했다. "오늘 이 결혼식은 우리 두 사람의 결합을 넘어 두 왕국의 화합을 의미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힘찼고, 광장에 울려 퍼졌다. "우리의 결합이 두 왕국에 번영과 평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백성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그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찾아온 기쁨이 가득했다.


한 아이가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왕과 공주를 바라보았다. 아이의 눈은 기쁨으로 반짝였다. "엄마, 이제 우리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겠지?" 아이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머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아가. 오늘 이후로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날들이 올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눈가에는 감동의 눈물이 맺혔다. 광장에 모인 백성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나누었다. 오랜 가뭄과 굶주림 끝에 찾아온 이 순간은 그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는 듯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왕궁에서는 성대한 잔치가 이어졌다. 긴 식탁에는 각종 진미가 가득 차 있었다. 구운 고기, 신선한 과일, 갓 구운 빵이 백성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악사들은 하프와 플루트를 연주하며 잔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왕과 공주는 손을 맞잡고 첫 춤을 추었다. 그들의 움직임은 물결처럼 부드럽고 조화로웠다. 공주의 드레스가 춤에 따라 우아하게 펄럭였고, 왕의 단단한 손길이 그녀를 이끌었다. 백성들은 그 모습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공주님, 오늘 하루가 마치 꿈만 같아요," 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도 그래요, 왕님.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다시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들의 대화는 짧았지만 서로에 대한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다음 날, 오페니아에서 도착한 식량 원조가 왕궁 앞에 쌓였다. 수레 가득 실린 곡식과 과일은 백성들에게 나눠졌다. 긴 줄을 선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기쁨이 넘쳤다. 한 노인이 손에 든 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우리에게도 이제 희망이 있어요."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오페니아의 공주와 왕이 우리의 구세주입니다," 또 다른 이가 말했다. 백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이제야 살 수 있다는 안도감에 만세를 외쳤다. 아이들은 빵을 손에 들고 뛰어다니며 웃음을 터뜨렸다. 광장은 생기로 가득 찼다.


한 소녀가 주먹을 꽉 쥐고 하늘을 향해 외쳤다. "오페니아 만세! 공주님 만세!" 그녀의 목소리는 맑고 힘찼다. 그 외침은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다. 그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새로운 미래를 다짐했다. 오페니아에서 온 식량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니었다. 그것은 두 왕국 사이의 새로운 다리였고, 백성들에게는 생존의 증거였다. 왕궁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며 두 왕국의 연합을 상징했다.


왕과 공주의 결혼은 왕국에 평화와 희망을 가져다주는 전환점이었다. 백성들은 잔치가 끝난 후에도 광장에 남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사람은 말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이 배고프지 않을 거야." 또 다른 이는 덧붙였다. "오페니아와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4화 고통 속의 단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