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택시를 타고 가며 아버지의 휴대폰을 열어보았다.
배경사진은 중학교 때 아버지의 흑백 사진이었다.
졸업식인 듯했다. 옆에는 아버지의 형과 누나가 서 있었다.
문자 메시지는 깨끗했다.
외국여인이 몇일까지 서울을 방문한다는 스팸문자들과,
각종 상업 광고들이 전부였다.
OTT도 설치되어 있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인생은 아름다워,
로리타,
시네마천국과 같은 영화들이었다.
'매일 액션 영화만 보는줄 알았는데, 이런 영화를 본단 말이야?'
나는 그의 영화 취향이 의외였다.
사진 앱에 들어갔다.
사진 속에는 예상 외로 내 사진은 없었다.
흑백 사진 속의 할머니, 할아버지, 어린 시절의 큰아빠, 큰고모들, 친구들의 사진들과
나이든 친구들과 산과 계곡에서 찍은 최근의 컬러 사진들이 갤러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SNS도 있었다.
동호회 목적의 앱 외에도,
사진 기반의 앱,
텍스트 기반의 SNS 앱이 설치되어 있었다.
아버지는 활발하게 활동 중이었다.
'중년들 사이에서도 SNS가 활발하구나..'
나는 새삼 놀랐다.
'그래도 수상해. 평소에 휴대폰도 잘 안보면서, 폰을 두 개나 쓸 이유가 있단 말야?'
어느덧, 호천카페에 가까워졌다.